북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이 의문에 대해 정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현재 아무도 없다. 북한에서 넘어온 귀순자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식량난과 에너지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정도다. 김정일 체제의 구축에 대해서 조차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 북한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남한에 미칠 직접 간접의 영향은 어떨지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정부의 정세분석도 그저 그런 수준이다. 북한의 실상이라면 모든게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는 진단밖에 없다. 우리가 불안해 하는 것은 바로 북한의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의 미스터리에 관해 여러갈래의 분석과 견해와 전망이 나왔지만 어느것 하나 이것이 정설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만한게 없었다.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3일 미국 하원 증언에서 북한의 붕괴는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와 방법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 것도 그동안 제시된 의견중의 하나일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전망이 다른 전문가에 의해 이미 제기된 것이라 하더라도 럭 사령관의 증언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바로 한국군의 작전지휘권까지 가지고 있는 한미연합사령관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침이나 도발이 있을 경우 이를 막고 격퇴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직접적인 당사자다. 그래서 그의 북한관찰과 진단은 다른 전문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의 그러한 비중으로 보아서도 우리는 그의 말을 그냥 흘려 버려서는 안될 것같다. 럭 사령관의 증언을 다시한번 되새겨보고 막상 그 증언이 현실로 눈 앞에 다가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 할 것이다.
사실 럭 사령관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북한의 붕괴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하는 생각이 더욱 깊어지는 것같다. 그리고 시기와 방법의 문제만 남았다면 북한이 대규모의 병력과 무기를 비무장지대로 이동시킨 상황에서 무슨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 정부와 국민은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더 굳게 다져야 하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정부의 대응태세가 제대로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의 장래사태에 대한 여러가지 예상 시나리오와 그에 대한 대비책이 충분히 수립되어 있는 지 알고 싶은 것이다.
럭 사령관은 북한이 저지를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에 장거리 미사일 요격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한국정부와는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협의가 잘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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