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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S사업/현대·삼성 전격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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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S사업/현대·삼성 전격제휴

입력
199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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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20%씩 지분참여, 소유·경영 완전분리”/사업자선정후 2,000억규모 합작법인 설립삼성과 현대그룹은 15일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전격 제휴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주용현대전자사장과 남궁석삼성그룹 PCS사업추진 단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양그룹은 PCS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해 각각 20%씩 지분을 참여하는 연합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합의했다』며 『나머지 60% 지분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각각 30%씩 배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그룹은 또 『사업자선정 직후 초기자본금 2,000억원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 98년께 자본금을 5,000억원으로 늘리고 2005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 회사는 삼성 현대 어느 그룹에도 계열 편입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을 영입, 소유와 경영을 완전 분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그룹은 『98년 통신시장개방에 대비하고 해외통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강력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많은 그룹이 참여하는 대연합은 탄탄하고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육성하는데 문제가 있어 두그룹끼리만 제휴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삼성과 현대는 특히 『경제력집중 억제와 통신사업자의 소유―경영 분리를 강조하는 정부정책을 최대한 반영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막강한 재정―기술―경영능력을 지닌 현대와 삼성의 연합컨소시엄은 PCS사업(통신장비제조업체군)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양그룹은 이달중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컨소시엄을 토대로 100여개의 중견―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새로 구성하고 양사의 실무자 30여명씩으로 준비팀을 발족해 사업제안서를 공동 작성할 방침이다.

이들은 『삼성과 현대가 제휴를 맺었지만 기타 그룹의 참여를 완전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나머지 그룹이 참여할 경우에는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지분 참여폭을 20%이하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김광일 기자>

◎해설/위험분산·실리최대화 「적과의 동침」 선택/난제 첩첩… 팀플레이 귀추주목/LG·대우,전략 대수정 불가피

현대와 삼성그룹이 15일 전격 제휴키로 합의함에 따라 PCS사업권을 둘러싼 재벌그룹의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력, 그룹 사세를 총동원한 양대그룹이 결합, 사상 유례없는 「통신 공룡」을 출범시킴으로써 강력한 PCS사업자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줄곧 경쟁노선을 견지해온 재계 랭킹 1, 2위의 삼성과 현대그룹이 이번 PCS사업을 계기로 전격 손을 잡은 것은 재계 사상 전례가 없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와 삼성의 연합전선은 「단독 출전」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정부정책에도 부응하기 위한 마지막 방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낙방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재벌의 경제력집중억제와 소유―경영의 분리, 연합컨소시엄 등을 유도하고 있는 정부정책에 순응한 선택인 셈이다.

유독 현대와 삼성 두 그룹만이 손을 잡은 것은 위험은 분산하되 먹을 파이(실리)는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독자진출은 낙방확률이 높고 3∼4개그룹의 연합은 참여그룹의 몫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장 강한 경쟁그룹과 양자연합하는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삼성­현대 컨소시엄은 양사 지분을 20%씩으로 대폭 낮추고 전문경영인을 영입, 소유와 경영을 완전 분리키로 하는등 최대한 정책취지를 따라 새로운 통신기업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현대 삼성의 제휴로 LG와 대우 등 경쟁그룹도 대대적인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LG그룹의 고위관계자는 『견실한 중견­중소기업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면서도 『삼성­현대 연합군을 무찌르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최초로 「빅4」간의 대연합을 제안했던 대우그룹도 삼성과 현대에 선수를 빼앗김에 따라 LG와의 연합이나 비통신장비업체군과의 연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삼성―현대 연합군도 앞으로 구체적인 경영방식 및 컨소시엄 참여기업 결정등 숱한 과제를 안고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불협화음 없이 완벽한 팀플레이를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김광일·남대희 기자>

◎압계 반응/“통신공룡 출현” 충격·긴장/1등 싸움 빅2연합 배경 궁금증 증폭/향후 재계구도에 막대한 영향 전망

○…정상을 다투어온 재계의 양대산맥 삼성과 현대의 개인휴대통신(PCS)사업 제휴사건이 재계의 핫 이슈로 부상했다. 두 그룹은 서로 재계의 수장을 자처하며 전자 중화학공업 무역등 국내 산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힘겨루기를 해온 라이벌. 그동안 256KD램등 전자분야 일부에서 일시적인 전술적 제휴는 있었지만 미래의 전략업종에서 손을 잡기는 처음이다. 특히 올들어 정몽구회장취임직후 현대의 공격경영으로 1위를 둘러싼 자존심싸움은 우주항공등 각 부문에서 격화일로에 있었다.

○…삼성과 현대의 연합은 PCS사업을 떠나 그룹운영전반에 대한 새로운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삼성과의 연합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면서『막대한 투자를 분담할 수 있고 국내의 과당경쟁을 사전에 막아 외국의 거대 통신기업과의 승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동안 반목과 견제 대신 재계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하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까지 강조했다.

○…재계의 반응은 충격일변도다. 올해 매출목표 70조원이상인 「빅2」의 연합은 PCS의 사업권을 독식하는 것은 물론 향후 대형프로젝트에서도 연합할 경우 어떤 기업도 대항할 수 없는 「무적함대」가 될 것이기 때문. 여타 그룹들은 과연 정부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빅4의 대연합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던 정부가 빅2의 연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며 『빅2가 PCS를 먹는다면 경제력이 더욱 집중되는 폐해를 낳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현대의 연합은 기본적으로 오월동주여서 「무적함대」의 항해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연합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향후 재계구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재렬·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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