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기 북돋우며 지지호소 심리전대만의 정치지도자들이 중국의 실탄훈련 실시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훈련해역 인근 섬들을 방문하고 있다.
이등휘(리덩후이)총통이 14일 하오 유세를 겸해 중국의 합동군사훈련 해역에서 70 떨어진 팽호(펑후)군도를 찾았고 송초유(숭추위) 대만성장은 이날 상오 대륙이 바라보이는 금문도(진먼다오)를 방문했다.
또 하루 앞서 13일에는 국방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진리안(천뤼안)총통후보(무소속)가 금문도에서 유세활동을 벌였다.
중국의 실탄훈련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지도자들의 잇단 섬 방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위축된 대만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군사훈련이 대만 침공으로 이어진다든가 혹은 우발적 군사충돌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하는 대만 국민은 적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대만 경제에 무시 못할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의 투자의욕은 위축될대로 위축되었고 대만 정부는 증시와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대만 지도자들의 잇단 전선지역 방문은 이같은 부정적 효과를 조금이라도 상쇄시키자는 것이다.
이총통은 팽호군도 선거유세에서 중국 당국이 총통선거를 앞두고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자신의 당선을 두려워한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자신을 압도적 지지로 당선시키는 것이 중국의 군사훈련에 대한 최선의 대응이라고 역설했다.
금문도를 방문한 송대만성장은 금문도주둔 병사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대팽금마(대만도·팽호군도·금문도·마조도)는 「민주자유호」라는 불침 항공모함이다』라고 말했다. 국민당 소속인 송대만성장의 금문도 시찰은 위축된 대만국민의 사기진작 목적 외에 하루전에 있었던 진총통후보의 방문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의 실탄훈련 강행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13일 진후보의 금문도방문은 대만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호응을 불러 일으켰었다. 특히 송성장이 중국의 군사위협이 국제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강조하면서도 「대팽금마」의 안전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은 국제역량이 아니라 대만 자신의 역량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진후보의 하루전 유세를 의식한 것이다.
진후보는 유세에서 대만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면서 미국에 기대려는 태도를 강력하게 배격했던 것이다.
대만해협의 긴장은 중국과 대만간 심리전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총통 후보들간 심리전이기도 함을 살필 수 있는 대목이다.<대북=유동희 특파원>대북=유동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