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재선을 노리는 빌 클린턴 대통령은 밥 돌 상원 원내총무가 사실상 미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을 내심 환영하고 있다. 클린턴의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이 대체로 호의적인데다가 돌 후보와의 2파전을 상정한 여론조사 결과도 그에게 크게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결과 클린턴은 54%대 42%로 돌 후보에 앞서고 있다. 물론 92년 대선당시 조지 부시후보가 경험한 바 있듯이 초반 우세가 11월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화이트워터 사건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통제불능의 국제위기 재발등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한 그의 재선가도는 순탄할 것으로 예상된다.◎“돌발악재만 없으면 재선 떼논 당상”/클린턴,돌 공화후보 확실시에 희색/800만 고용창출 성과·여론조사 2파전 전망 고무
지난 선거에서 총유효표의 43%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클린턴대통령은 미국민들이 자신의 선거공약 이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줄 것으로 믿고 있다. 경제회복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그는 집권 3년만에 8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사실을 최대의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것도 인플레를 잡아가면서 달성한 성과임을 강조한다.
대외적으로도 ▲북한 핵동결 ▲중동평화협정 체결 ▲보스니아 휴전 ▲아이티 내전 종식등 세계 평화진작을 위한 중재성과를 부각시키고 있다. 클린턴이 이스라엘 연쇄테러 사건을 계기로 서둘러 「반테러 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된 사정도 그의 재선과 관련된 돌발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클린턴이 당면한 주요 외교과제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다. 92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후보를 「독재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대통령」으로 몰아세웠던 클린턴은 이제 돌 후보진영으로부터 그같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국내정치면에서도 클린턴의 재선가도에 재를 뿌릴만한 악재들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돌 후보는 균형예산 편성, 복지·의료제도 개혁 등 유권자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들을 둘러싸고 클린턴후보와 논전을 전개할 것이 분명하다. 백악관과 의회의 대결은 특히 돌 후보가 상원 원내총무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선거운동에 나서게 됨으로써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정책대결과는 별개로 클린턴후보는 화이트 워터 사건과 트래블 게이트, 폴라 존스 성희롱 사건등 각종 스캔들에 관해 자신의 결백을 또다시 주장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클린턴은 정책대결에서 세불리를 느끼는 공화당측이 그의 인격문제를 주요 선거 이슈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고 이 문제를 다룰 전담반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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