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 전세계로 퍼진 체험적 건강비법/이론뿐 아니라 실천방법 구체제시 독특나는 지금 니시 가쓰조(서승조)의 「무병장생 건강법」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아침마다 이 책에 씌어 있는 대로 몇 가지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되풀이해서) 읽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연건강회에서 낸 이 번역책은 4.6판에 250쪽 정도로 된 조그만 책이지만 내용이 아주 꽉 차 있어서 다 읽고 나면 엄청나게 큰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지은이는 소년시절에 이름난 병원과 의사도 못 고치는 병에 걸려 학업을 그만두다시피 한 뒤로 동·서양의 온갖 의학책을 읽고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길을 닦아서 기어코 병을 물리쳤다. 그리고 자신이 창시한 이른바 서식건강법을, 일본 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온 세계에 널리 퍼뜨리기까지, 몇 백년의 전통이 있어 관료계와 의료계, 교육계와 언론을 움직이는 서양의학자들의 온갖 끈질긴 모략과 중상과 박해를 견디고 이겨낸 이야기를 곳곳에 적어 놓아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나 이책은 그냥 재미로 한 번 읽어버리면 끝나는 책이 아니다. 건강법의 이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하나 하나 들어서 그대로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래서 나도 그 중 중요한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아침마다 조금씩 읽는 것을 기쁨으로 삼고, 또 읽은 것도 되풀이 읽어서 더 분명히 알아 두고 다짐하는것이다. 왜 내가 진작 이 책을 읽지 못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30대나 40대 나이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건강한 몸으로 지금까지 했던 일의 두 배는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10년 전에만 이 책을 알았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했을 것이다. 이 「니시」라는 사람의 이름은 우리 나라에서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여기 저기서 조금씩 들어온 여러 가지 식사요법이며 운동법들이 알고 보니 거의 모두 이 서식건강법에서 온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아주 불만스러운 점은, 일본말을 그대로 직역해 놓아서 우리 말이 너무 잘못되게 적혀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에 있어서」 「∼에 의하여」 「∼으로부터의」 「불리고」 「라고」… 따위, 오늘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예사로 쓰고 있는 온갖 괴상한 말들이 일본말에서 온 것임을 환히 알게 된다. 그러나 일본말을 모르는 사람은 이것이 우리 말인 줄 알 것이다. 좋은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지만, 거기에 따라 병든 말과 글을 익히게 될 것을 생각하니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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