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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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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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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내후년 입시에서부터 「고교순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다. 그게 사실이라면 서울대 당국자들의 발상에 놀라움을 금하기 어렵다. 「고교순위제」는 지금도 독식하다시피 하는 서울과 지방 대도시 몇몇 고교의 서울대 무더기 합격을 부추길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전국에는 인문계 1천81개 고교와 실업계 7백49개 고교등 모두 1천8백30개 고교가 있다. 이중에서 서울대에 단 1명의 입학생이라도 내는 고교는 3백개 고교가 될까말까 한다. 5천명이 넘는 서울대 한해 입학생의 절반가량은 서울의 50개 고교와 지방의 50개 고교 등 1백여개 고교가 독점하다시피 한다. ◆그래서 지방중소도시 고교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1명이라도 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종합생활기록부상의 교과성적에서 학교간 격차를 해소한다는 명분을 들어 고교순위제를 한다면 서울대에 합격자를 많이 낸 고교가 더욱 유리할 게 뻔하다. ◆이렇게 되면 특정고교 내지는 특정지역 출신의 서울대합격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인재의 지역편중을 부추겨 지역균형발전에도 득이 될 게 없다. 서울대와 그 출신들이 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서울대합격자 편중현상이 더 이상 심화하면 사회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울대는 일정비율의 입학생을 시·군 단위고교에도 안배하는 지역할당제를 시도하라고 권하고 싶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이 졸업생의 지역편중을 막기 위해 입학생의 일부를 50개주지역 할당제로 뽑는 지혜를 서울대는 배워야 한다. 이 나라 최고의 대학쯤 됐으면 나라의 앞날도 생각할 줄 아는 사려깊은 모습을 서울대는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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