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양희 등 연주회 잇달아/6단건반 8,098개 파이프가 내는 무궁한 소리/오케스트라 능가하는 음의 축제 청중들 손짓베토벤과 모차르트가 「악기의 왕」으로 꼽은 파이프오르간. 바흐 브루크너 프랑크등 음악사의 대작곡가들이 평생 연주하며 사랑했던 악기.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낯선 악기. 간혹 연주회가 열리면 청중이 시끄럽다고 귀를 막아버리기 일쑤인 악기. 그런 파이프오르간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줄 해설음악회 「윤양희의 파이프오르간 교실」이 16일 하오 5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윤양희씨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오르가니스트이다. 이달에는 다른 파이프오르간 독주회도 2차례 더 있다.
파이프오르간이라면 보통 웅장한 소리를 떠올리지만 이 악기는 가냘프기 그지없는 섬세한 소리부터 천둥소리까지 그야말로 온갖 소리를 낼 수 있다. 하나의 악기로 120명의 오케스트라를 능가하기도 한다. 음색이 다른 2∼6단 건반, 길이와 굵기가 서로 다른 수천 개의 파이프, 파이프를 울리는 바람의 힘이 합쳐져 그렇듯 다양한 소리의 요술을 부린다. 파이프는 아주 미세한 소리를 내는 5㎜ 짜리부터 20m나 되는 거대한 것까지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오르간은 6단 건반에 8,098개의 파이프를 가진 초대형으로, 가장 큰 파이프가 길이 10m 지름 30㎝나 된다.
서양의 유서깊은 대성당이나 교회에는 대부분 파이프오르간이 있다. 성인의 승천처럼 높은 천장으로 올라갔다 아래로 내려와 퍼지는 파이프오르간 소리는 신을 향한 인간의 경외를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이어서 많은 종교음악이 이 악기를 위해 쓰여졌다.
윤양희씨는 『이슥한 밤 대성당에서 홀로 파이프오르간 연습을 할 때 듣는 숭고한 소리와 거기서 받는 따뜻한 위로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번 연주회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알비노니 「아다지오」, 파헬벨 「카논 라장조」등 불후의 명곡을 비롯해 헨델의 사랑스런 소품 「뻐꾸기와 나이팅게일」, 재즈풍의 당김음이 재미있는 길망의 「간주곡」등을 들려준다. 특히 파헬벨의 카논은 트럼펫과 협연, 멋진 앙상블을 선사한다.
김희성, 최희경의 독주회는 해설 없이 바흐 메시앙 프랑크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어렵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파이프오르간의 깊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빠뜨릴 수 없는 작품들을 들을 기회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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