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지만 외채의 증가도 비약적이다. 수출입 등 경제의 규모가 커지면 외채도 커지게 마련이지만 우리 나라의 외채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너무 크지 않나 우려된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96년 외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총외채규모(단기채 및 국제통화기금 차입금포함)는 94년기준 5백45억4천2백만달러로 조사대상 총 1백36개국중 1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총외채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브라질로 1천5백11억달러이며 다음은 멕시코(1천2백83억달러), 중국(1천5억달러), 인도(9백89억달러), 인도네시아(9백65억달러) 등이 상위 5위를 차지했다. 이들 다음은 러시아연방, 아르헨티나, 터키, 태국, 한국 등으로 이어져 상위 6∼10위의 그룹을 이룬다.
이중 한국의 경우는 총 외채의 규모가 수출의 46%에 그쳐 개발도상국 평균치(94년기준 1백63%)보다 상당히 낮아 『채무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로 분류됐다 한다. 변제능력이 있으면 빚이 크더라도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개인이나 나라나 마찬가지다. 빚없이 자기자본만 갖고 사업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부채도 자산이다.
그러나 빚이 너무 크면 원리금 상환등의 부담이 경영에 압박을 가해 심각한 역작용을 한다. 나라경제도 마찬가지다. 외채는 부담없이 변제할 수 있는 능력 이내의 규모로 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외채총액의 증가폭이 우려할 만하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와는 집계방식 때문에 약간 차이가 있으나 한국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외채는 지난해 6월말 현재 7백2억달러로 사상 처음 7백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94년말의 5백68억5천만달러에 비해 불과 6개월 사이 23%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수출입 모두 30%를 넘는 높은 신장률을 보였으나 경상수지가 국제수지 기준 88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던 것으로 봐 현재 총외채규모는 더욱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증시에의 투자목적을 위해 단기성외자가 계속 유입, 외환보유고가 증대함으로써 지불문제가 없다고 해서 국제수지문제에 대해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
외채도입에 대해 정부, 기업이 보다 신중하고 선별적이어야 한다. 자본자유화조치의 확대로 해외투자, 해외금융, 무역금융등 외자도입과 해외차입이 크게 자유화되었으므로 특히 기업과 개인들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투자, 차입을 해야 한다. 또한 가능하다면 해외수입에 있어서도 과소비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사치성내구소비재등 소모성 수입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국제수지방어대책도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 위반되지 않는 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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