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회창 의장 발언 정가에 파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회창 의장 발언 정가에 파장

입력
1996.03.13 00:00
0 0

◎“선대위가 당자체… TV토론 야 총재와 가능”/측근 “주례회동 야 시비에 대응”/김 대표·중진 결과적 격하 “미묘”/야3당도 “비현실적·무지의 소치” 일제히 발끈여야간에 「실세」논쟁이 붙었다. 신한국당 이회창 선대위의장이 12일 『선거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있는 야당총재들과는 TV토론을 할 수 있다』고 밝히자 야당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이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야당이 그동안 요구해온 선대위의장간 TV토론 주장에 대한 반격이지만 자세히 음미해 보면 여러가지 복잡한 정치적 의미를 함축한다. 야당에 대해서는 물론 여당내부를 향한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이의장은 『선거기간에는 선대위가 당자체이고 실질적인 관장권한을 갖고있다』면서 『야당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총재와의 토론이라면 얼마든지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의장 측근들은 『야당 선대위의장들과 격이 맞지않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한 측근인사는 『이의장이 야당에 대해 화가 난 것같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과 이의장의 주례회동을 야당이 문제삼고있는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는 해석이었다. 야당논리대로 대통령이 선거에서 손을 뗀다면 이의장이 실질적 1인자라는 주장도 곁들여졌다.

이의장이 언급한 야당총재는 말할 것도 없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다. 두 야당의 「오너」와 상대하겠다는 뜻이다. 비록 야당의 선대위 공동의장이지만 중진인 국민회의 정대철의원이나 자민련 박준규 전 국회의장등을 한 수 아래로 격하시켰다. 자연히 이의장이 이미 자신을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의장의 발언은 여권내부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이날 하오 김대통령과 만난 김윤환 대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이의장이 선거기간중 당내 1인자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못박았기 때문이다. 또 이의장이 선대위 조직의 대표성을 거론하며 『중진들이 부의장에 임명됐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부분도 차기 대권주자를 노리는 중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야당은 즉각 이의장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회의 정대철 의장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 그런 제안을 했으리라고 믿을 수 없다』면서 『내가 김대통령과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정의장은 이와 함께 『여야4당 선대위 최고책임자의 TV합동공개토론회를 갖자』고 제의해 이의장의 「야당격하」에 맞불을 놓았다.

자민련의 이동복 선대위 대변인은 『야당만 총재가 나오는 것이라면 형평원칙에 어긋나는 비현실적 발상』이라며 『그가 김윤환, 박찬종, 강삼재씨와의 4두체제하에서 과연 여당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김홍신 선대위 대변인도 『신한국당의 선거운동은 김대통령이 진두지휘하고있는데 자신이 당의 전권을 가진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거나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비난했다.<정광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