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본받게 일·학업 모두 최선다하죠”접시닦이로 출발한 조리사가 대학강단에 섰다. 경기 안산공업전문대학 호텔조리과 전임강사로 지난 2일 임용된 나영선씨(나영선·35·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나씨의 주방경력은 20년. 75년 열다섯살 나이로 서울 왕십리의 통닭구이집 주방에서 접시닦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때 나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지방명문 광주상고에 합격까지 한 상태였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터였다.
나씨는 2년만인 77년 조리사면허시험에 합격해 근무조건이 나은 호텔주방에 조리사로 취직했다. 이때부터 못다한 향학열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원에 다니며 대학입시준비에 나섰다. 하루 근무를 마치고 학원에 들러 집에 오면 밤11시. 저녁을 먹은뒤 1시간30분가량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면 새벽1시에나 잠자리에 들수 있었다. 근무시간중에도 강의요점을 쪽지에 메모해 짬이 날때마다 외우는 노력끝에 87년 나씨는 단국대 경영학과 야간과정에 합격했다.
바로 그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조리과장으로 승진, 특1급호텔중 최초의 20대 조리과장이 됐다. 94년에는 경희대경영대학원 호텔경영학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지난달에는 「호텔서양조리 실무개론」이라는 책도 펴냈다.
나씨는 『나 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해서도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며 『주방경력이 오랜 만큼 강의를 더 알차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웃었다.<박원식 기자>박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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