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초 일 방조하다 일격당한 일 연상중국과 대만(타이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딜레마에 빠졌다. 워싱턴의 언론들은 미국이 군사적으로나 정치외교적으로 「거북스럽고 어색한(awkward) 입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대대만 압력의 강도를 계속 높여 가는 데도 미국의 반응은 사실상 변함이 없다. 항공모함을 이동시켰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행동은 무모한 짓』이라는 자체분석과 『대만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는 요구사항을 표시한 것이 전부다. 더 이상 중국이나 대만에 대해 직접적으로 제시할 카드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미국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만 독립」문제에 깊숙이 연관된 「원죄」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0년대 미국은 대소 봉쇄정책의 일환으로 중국을 끌어 안으면서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정책과 중국의 평화적 통일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명분에서 중국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중국이 인권문제와 저작권법 위반에서부터 핵실험, 대중동 화학무기수출 등 미국의 「국제경찰 역할」에 도전하는 행동을 거듭하고 있는 데도 뚜렷한 행동을 취할 수 없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미소 냉전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중국을 너무 비대화시킨 결과인 것이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파트너로 선정했다가 호되게 당한 경험을 안고 있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남진을 우려한 나머지 일본과의 「밀월」을 나누며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다 진주만에서 일격을 맞은 것이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상대가 달라졌을 뿐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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