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석 곳곳 차지… 「무언의 결속」 과시12·12 및 5·18사건 첫공판이 열린 11일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은 5공과 6공의 권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특히 전두환씨를 따라 12·12를 일으켜 군문에서 승승장구했던 하나회 출신 인사들이 방청석을 빽빽이 메워 「육사동창회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12·12 당시 수경사 33경비단장이었던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9사단 29연대장으로 중앙청을 점령한 이필섭 전 합참의장, 보안사 보안처장 정도영씨, 30사단장 박희모씨, 5·18 당시 11공수여단장 최웅씨등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날은 공교롭게 육사 52기 졸업 및 임관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밖에 전씨의 핵심 측근인 이원홍전문공부장관도 보였다. 이씨는 재국씨 등 전씨의 세아들과 함께 말없이 재판을 지켜봤다.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도 나왔다.
검찰의 12·12 및 5·18 수사에서 반성문을 쓰고 「혐의없음」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던 이들은 변호인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공격할 때마다 결속을 다지려는 듯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12·12의 피해당사자인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과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의 가해자들과 조우하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5공정권의 피해자로는 재야인사인 진관스님과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씨가 나와 가해자들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은 방청석에 나란히 함께 앉았다. 그러나 마주본 검찰과 변호인단 이상으로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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