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운동가 김진경 시·산문집 함께출간/「자아 찾기」노력 잠언투의 문장에 담아시인이며 교육운동가로 활동하는 김진경씨(43가 시집과 산문집을 함께 냈다. 그의 시집 「별빛 속에서 잠자다」(창작과비평사간)와 산문집 「삼십년에 삼백년을 산 사람은 어떻게 자기 자신일 수 있을까」(당대간)에서는 잠언투의 사색이 얼른 눈에 띈다. 스스로 씻은듯 풀어내지 못한 화두를 그는 시와 산문마다 한 가지 명제로 내던지고 있다.
『이념의 시대는 갔지만 우리의 존재를 돌아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짧은 시간에 봉건적 농촌생활에서 후기자본주의 소비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을 한 우리의 자아는 여러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삶의 모습을 올바로 풀어나갈 진지한 모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고향은 없었다」 「저 물새는 왜 추운 겨울만을 살다 갈까」등 제목에서 얼핏 느껴지듯 시집에 실린 그의 시들은 대체로 무겁다. 하지만 그 무게는 일정하고 80년대라는 험난한 시간이 남겨놓은 기억들을 곱씹고 있는 모습이다. 화석처럼 낡은 풍경이지만 그만큼 값어치 있게 느껴진다.
더불어 그의 시는 농촌이나 도시 일상의 체험을 담담히 적어내는 순간에 쉽고 정갈한 힘을 발휘한다. 「…어두운 숲의 한끝에서/바람이 덧씌워진 비닐을 벗겨내듯/답답한 무언가의 귀퉁이를 뜯어/도시의 빌딩들 위로/하늘의 한끝까지 부욱 찢어나간다./뜯겨진 사이로/처음인 것처럼/환하게 빛나는 별 하나…/나는 지붕을 허물고/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잠을 잤다」
스테디셀러 산문집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를 냈던 그는 두번째 산문집에서 우리 사회가 겪어 온 다양한 경험과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일화에 빗대어 소개하고 있다. 김씨는 85년에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된 뒤 통일시대 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며 계간 「교과연구」를 발행하는등 교육운동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삶, 사회 그리고 문학」이라는 문학계간지도 창간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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