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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망언과 과학적 무장/조성호 과학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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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망언과 과학적 무장/조성호 과학부장(메아리)

입력
1996.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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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로 나라안이 한참 시끄러웠다. 최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일본열도에서 팽창주의의 기류가 진하게 감지되는 시기에 터져나왔다. 그래서 과거 어느때 망언보다 더 심각한 충격파를 던진 것 같다.일본에선 신정권등장후 군사안보론, 일본중심의 아시아경제블록화를 의미하는 발언이 튀어나오는등 과거 일본팽창주의·제국주의의 냄새를 풍기는 심상찮은 조짐들이 보인다. 일본 외무장관의 독도영유권 망언도 그런 기류속에서 나왔다.

일제때 아시아식민주의를 겨냥한 「동아연맹」주창자이자 만주사변 연출자인 이시하라 간지(석원완이)같은 인물의 망령들이 지금 일본열도 곳곳에서 머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그 망령들은 일본팽창주의의 정신적 공감을 자국내에 확산시키려는 상징적 대상으로 독도를 볼모로 잡으려했을 것이다.

팽창주의의 망령도 그렇지만 보다 큰 일본의 무서움은 경제와 과학기술의 철저한 무장에 있다. 미국도 일본의 신중상주의와 과학기술의 위력을 두려워한다. 일본의 첨단 과학기술은 당장 군사초강국이 될 수준에 와 있다. 걸프전당시 미국이 위력을 과시한 패트리어트미사일도 일본군수업체가 개발한 첨단부품을 사용해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의 잇단 망언은 그들의 철저한 과학기술의 무장과 오만을 배경으로하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그들의 과학적 인식의 무장이다. 그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제가 대전을 준비하던 1920∼30년대만 해도 도쿄대등에선 아인슈타인을 비롯 노벨화학상의 윌리엄 애스턴(영국), 노벨물리학상의 닐스 보어(덴마크)등 세계 유명 과학자들을 초청해 특강을 열었다. 그들은 과학도뿐 아니라 법학 문학 경제학부 학생들에게까지 핵물리학등의 특강을 듣게해 과학적 인식을 확산시켰다. 그런 인식의 확대는 오늘날 더 치밀하고 조직적이다.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인 미 프린스턴대의 프리먼 다이슨 교수는 『도덕없는 기술은 야만적이고 기술없는 도덕은 무력하다』고 했다. 일본과 우리의 차이를 한번 짚어보게 하는 말이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망언과 저들의 과학적 무장을 우려하면서 우리의 과학적 인식은 어디쯤 와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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