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큰목소리 조목조목 반박/12·12당시역할 전씨와 차별화도노태우 전 대통령의 법정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11일 첫 공판에서 노씨는 비자금사건 공판때와는 전혀 다르게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목소리에 힘을 주고 검찰 신문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2·12사건의 불가피성, 10·26사건이후 시대적 상황에 대한 소신등도 당당하게 피력했다.
그러나 12·12사건 당시의 역할에 대해서는 반란수괴혐의가 적용된 전씨와 차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변호인의 장황한 모두진술 때문에 하오 3시16분께야 검찰 신문이 시작되자 노씨는 기다렸다는 듯 큰 목소리로 답변을 시작했다. 노씨는 『하나회는 오성회와 칠성회가 모태 아니냐』는 김상희부장검사의 신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무엇이 모태가 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노씨는 군사조직인 하나회가 단지 친목단체에 불과하다며 『세계 각국에도 그런 모임이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노씨가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기 시작한 것은 1월29일 비자금사건 3차 공판때부터. 노씨는 당시 비자금 사용처와 관련, 『보수세력을 결집하려 했다』고 말하는등 정면대응을 했다.
법정 주변에서는 노씨의 변화된 태도의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우선 사건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노씨 비자금사건 공판 때 반론 자체가 변명으로 비쳐져 이미 흠집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변호인 반대신문마저 포기했다. 하지만 12·12 공판에서는 과거행위에 대한 정당성과 소신마저 버릴경우 자신이 창출한 6공조차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노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는데서 일종의 심리적 안도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이는 노씨의 우유부단한 성격, 특히 전씨가 리드하는 대로 끌려다녔다는 사실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 비자금사건 공판때는 주변에 우군이 없었으나 12·12 공판에서는 전씨등 5·6공세력과 함께 재판을 받는다는 사실자체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노씨는 공판에서 10·26에서 12·12에 이르는 기간중 사회혼란상에 대한 판단, 정승화 육참총장 연행의 정당성등을 주저없이 털어 놓았다. 『노피고인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 육참총장을 절차를 무시하고 체포한다면 이를 인정하겠느냐』는 검찰 신문에 『범죄행위가 확실하다면 체포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노씨의 한 측근은 『비자금사건과 달리 소신을 갖고 한 행동에 대해서는 당당히 말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노씨의 달라진 법정태도가 12·12 및 5·18사건 재판의 험난한 앞길을 말해주고 있다는 점이다.<황상진 기자>황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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