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신용도개선·국제관련업무 습득 의도/「ING동북」 「페레그린대성」 잇따라 발족무역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북한은 최근 들어 외국은행 유치 등 금융계의 합영사업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ING은행과 조선국제보험회사가 「ING―동북아시아은행」을 개설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콩 페레그린투자주식회사와 조선대성은행의 「페레그린―대성」은행이 발족했다.
북한이 합영은행설립에 적극적인 이유는 외자유치와 국제송금업무등의 목적 외에 북한경제의 대외 신용도를 높이고 경제개방정책 실시를 위한 국제금융업, 은행관리 기법의 노하우를 습득하자는 의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ING, 페레그린과의 교섭은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위원장 김정우)에서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국 은행들도 당장의 영업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데 북한투자의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합영은행의 기본 업무는 환거래나 신용장 개설, 수출입 업무 대행, 투자설비 융자 등이지만 북한의 금융, 기업계가 국제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두 은행 모두 일단은 북한에 진출하는 서방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거래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은행의 본점은 모두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 두기로 돼 있다. 그러나 현재는 평양에만 사무소가 개설된 단계이며 본격적인 영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진·선봉 지대의 외자유치 및 합영사업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ING―동북아시아은행의 자본금은 1,500만달러로 현재 200만 달러가 납입됐다. 이중 70%인 140만달러가 ING 암스테르담본사에서 출자됐다. 북한직원은 북한측에서 선발했고 컴퓨터 등 장비구입과 직원훈련은 ING측에서 담당하고 있다. 북한 정부나 기업에 대한 융자는 일단 북한의 외채 문제가 해결된 뒤에 고려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외채는 94년말까지 106억달러로 GNP의 절반 규모다.
페레그린―대성은행의 자본금은 750만 달러로 지분은 페레그린과 대성은행측이 7:3으로 나누었으나 아직 납입액은 없는 상태다.
이밖에 북한의 합영은행으로는 87년 조선낙원무역상사와 일본의 팰리스사가 공동출자한 합영은행 「조선낙원금융합영회사」를 비롯해 고려상업은행 조선합영은행 조선통일발전은행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우리 은행들도 상당수가 대북 진출 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