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에 매몰된 인간상 분석/억압없는 유토피아실현의 꿈 펼쳐헤르베트 마르쿠제(1898∼1979)는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와 함께 마르크스철학과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맥을 이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대표적 사회사상가이다. 마르크스의 변증법과 노동이론, 헤겔의 비판철학, 하이데거의 실존철학등에 사상적 기반을 둔 마르쿠제는 이성을 척도로 현실을 비판, 부정하고 이성적 사회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 독특한 사회비판이론을 구축했다. 그의 대표저서 「일차원적 인간」(원제 One Dimensional Man·1964년)은 현대산업사회에서 통제의 사슬에 매여 있는 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억압이 없는 유토피아 실현의 꿈을 펼쳐 보인다.
마르쿠제는 인간을 현실성과 가능성이라는 두 차원에서 이해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현실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존재인 동시에 현실을 넘어서 나아가는 가능성을 지닌 이중적인 존재이다. 이같은 이중적 차원을 인식해야만 세계를 보다 나은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역사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산업사회에서 인간은 가능성을 박탈당한채 현실성의 차원에 매몰된 일차원적 인간으로 살아간다고 마르쿠제는 진단한다. 엄청난 기술의 진보 속에서 압도적인 능률성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이룬 현대사회는 과잉생산 계급갈등 실업 인간소외등 모든 사회적 모순을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 은폐하고 있다.
「일차원적 인간」은 현대산업사회의 갖가지 문제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것을 극복하고자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비판」과 「실천」의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난 유대인 출신의 마르쿠제는 히틀러 집권직전인 1932년 스위스로 이주했다가 1940년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강단에 서며 60년대 미국과 유럽 학생운동의 정신적 대부 역할을 했다. 60년대 신좌익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이 내건 깃발의 「3M」은 바로 마르크스, 모택동(마오쩌둥), 마르쿠제였다. 저서로는 「이성과 혁명」 「문화와 사회」 「에로스와 문명」 「소비에트 마르크스주의」등이 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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