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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만 잘둬도 대학 갈수 있다/경기대 내년부터 특기자 3명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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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만 잘둬도 대학 갈수 있다/경기대 내년부터 특기자 3명 선발

입력
199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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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80점이상 한국기원기사 한정내년부터는 바둑만 잘 두어도 대학에 갈 수 있다. 최근 경기대는 97학년도 입시에서부터 바둑특기자를 선발키로 했다. 선발예정 인원은 일단 3명으로 정하고 성과를 보아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형대상은 일반 체육특기자와 마찬가지로 대학수학능력시험 400점 만점에 80점이상으로 하되 올해는 일단 한국기원소속 전문기사로 한정했다.

경기대의 바둑특기생 전형방침은 그동안 국내 바둑계에서 강력히 희망해온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바둑계는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동안 국내 바둑계는 대학교에서 바둑특기생제도를 시행해 주도록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하는등 여러가지 노력을 시도해왔다. 그러나 바둑이 체육에 속하느냐 예술에 속하느냐 하는 원천적 개념정의에서부터 관계부처간의 의견이 엇갈려 해결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교육개혁조치에 따라 정부가 움켜 쥐고 있던 학생선발권이 대학으로 대폭 이관됨에 따라 이같은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바둑계는 경기대의 결정을 계기로 머지않아 각 대학에 바둑특기생 선발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둑은 이미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도의 「두뇌스포츠」로 자리잡아 야구 축구 배구 농구에 못지 않게 소속 대학및 국위선양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4년 이창호7단이 고교를 졸업했을 때 이미 모대학에서 바둑특기생으로 받아들일 계획을 세우고 당사자들끼리 거의 합의했으나 관계당국과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되었던 전례도 있다. 바둑특기생제도는 중고교에도 파급효과를 미쳐 바둑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기원 소속 전문기사 가운데 고교 3학년인 기사는 이성재3단 김명완 김만수 서무상2단(이상 충암고)과 여성기사인 김태향(정신여고) 윤영민초단(숭의여고)등 6명.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체육특기생제도와 상관없이 일반전형을 통해서라도 대학진학을 하겠다며 틈틈이 수능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창호7단이나 양건3단도 고교 재학시절에 대학진학을 희망했었다.

바둑계는 이를 계기로 바둑이 하나의 정신스포츠로서 확실히 자리매김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볼링 당구등이 대학에서 정식 학과목 가운데 하나로 채택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둑도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되는 것은 물론 바둑을 전공으로 하는 바둑학과의 설립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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