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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으로 한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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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으로 한달(사설)

입력
199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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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실시 공고는 26일에 있을 예정이고 공식 선거운동은 그 이후부터 시작되지만 실질적인 득표활동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개인적으로는 후보들이 각자 선거 준비를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공사조직을 해왔다. 각 정당은 그동안 지역구별로 당원대회를 열어 각 당의 이미지 제고와 아울러 후보를 부각시키는 일에 전념해 왔다.지금까지 드러난 선거전의 양상을 중간 점검해 보면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지방색이 퇴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각 당의 대표라는 정치 지도자들은 물론 후보나 운동원들도 현지에서 모두 지역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선거전이 치열해짐에 따라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타락선거 조짐이다. 선거법 자체가 무섭고 또 상대당 상대 후보의 감시 때문에 금품과 향응·선심공세가 겉으로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게 사실이다. 또 과거에 비해 조달이 어려운 자금 사정 때문에 돈이 덜 들어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 시점에서 공명선거가 잘되고 있다고 자화자찬에 빠지는 것은 잘못이다. 선거법의 처벌이 엄하고 상대의 감시 눈초리가 겁나기 때문에 금품이나 향응이 은밀한 가운데 거래되고 있다는 소리도 있다. 적발하기 어려운 음성 거래가 몰래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선에서 뛰는 선거관계자들에게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권자들에게 직접 돈 봉투를 뿌리는 일은 선거 막바지에 나오는 고질적 양상이지만 지금은 브로커나 운동참모들에게 거액이 건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음성거래는 앞으로 당국이 신경을 써서 적발하고 엄정 처리해야 할 사안이다.

다음은 선거문화의 여전한 저질 수준이다. 각 당의 대표나 선거대책본부장 대변인들이 앞장 서 상대를 헐뜯고 비방하는 감정싸움은 보는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원색적 인신공격,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까지 난무하는 저질 논쟁은 바로 우리의 정치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다. 색깔논쟁이나 보수논쟁 이념논쟁따위도 수준이하였다.

대결을 하려면 공약과 정책을 두고 한판 승부를 가려야 한다. 세금과 복지, 환경과 개발, 국제경쟁력과 경기회복,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수준 있는 토론으로 선거전을 끌어가야 한다.

지난주 관훈토론회에서 각 당 대표들이 나와 비전과 계획을 제시했지만 정책대결의 장으로서는 미흡했다. 앞으로 텔레비전등을 통해 각당의 공약을 비교 점검하는 본격적인 정책토론을 여러번 거쳤으면 좋겠다. 각 지역구별로도 방송 언론매체를 통해 그런 공개토론의 기회를 자주 가질 경우 유권자들이 판단하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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