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경영으로 수년간 적자터널서 탈출 “깜짝”/세계유수 PC업체에 납품… 내년 업계 3위 목표수년간 적자행진을 계속하다 지난해 현대전자가 인수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체인 미맥스터사가 최근 세계 최초로 2기가바이트 제품을 내놓는등 차세대 제품시장을 선점하는데 성공, 「적자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94년 8,800만달러의 적자를 냈던 맥스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데스크탑 PC의 최고용량인 1.6기가제품 시장을 60%이상 장악하고 2기가 2.7기가 3.5기가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앞장서면서 세계 HDD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대형 PC업체들과 거래를 트지 못했던 맥스터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컴팩 휴렛팩커드 패커드벨 덱 IBM NEC 후지쓰 델등 세계 유수의 PC메이커와 줄줄이 납품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맥스터를 「뉴(New)맥스터」라 부르고, 맥스터의 변신을 「회생(Rebirth)」이라고 말하고 있다.
맥스터는 올 4·4분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서고 내년엔 시게이트 퀀텀에 이어 세계 3위(매출 39억달러)의 HDD업체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2000년에는 분기당 950만개씩 생산, 80억달러의 매출로 세계 2위가 된다는 전략이다.
맥스터의 성장은 대대적인 경영혁신과 대량생산체제 구축, 매출의 10%를 웃도는 과감한 연구개발(R&D)투자를 바탕으로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지난해초 미국인 경영진의 강력한 권유로 맥스터의 경영을 맡게된 박종섭사장은 우선 8,700만달러를 투자, 생산라인을 미니셀(Mini Cell)방식으로 전면 교체하기 시작했다.
1개조(Cell)로 편성된 소수의 숙련공들이 전공정을 소화해내는 미니셀 방식의 도입으로 자재비를 제외한 대당 생산비용은 24달러에서 16∼17달러로 줄었으며 1인당 생산량도 40대(주당)에서 90대로 2배이상 뛰었고 불량률도 10% 낮아졌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인 상태에서도 대량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내년까지 싱가포르 공장에 1억달러를 투자, 분기별 생산능력을 180만대에서 400만대로 늘리고 앞으로 5년간 중국 대련(다롄)에도 2억달러를 투자, 400만대(분기당)의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와함께 핵심부품인 미디어와 헤드사업에도 각각 5억달러씩을 투자, 완제품에서 부품까지 수직계열화할 계획이다.
맥스터의 성공적인 변신에는 완벽한 현지화 경영도 밑거름이 됐다. 처음에 『한국기업이 미국기업을 잘 다스릴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품었던 콧대높은 미국인 경영진들도 지금은 자부심과 의욕에 넘쳐있다.
박사장은 3개월마다 한번씩 주요 매니저와 개인면담을 통해 맥스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모든 의사결정을 현지인 중심으로 하고 있다. 현대전자가 인수한 이후 맥스터에서는 이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박사장 본인도 『맥스터의 회생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할 정도로 열정적인 경영자. 80년대초 전경련 국제부에서 근무하다 정주영 당시 전경련회장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현대전자로 스카우트된 박사장은 93년 잠시 회사를 떠났다가 맥스터사를 살리기 위해 컴백했다. 사장 취임당시 주당 5달러의 가격으로 50만주의 스톡옵션(회사를 키워 주가차익을 챙기도록 하는 제도)계약을 맺었던 박사장은 매주 공장이 있는 콜로라도, 본사가 있는 새너제이로 돌아다니며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미 콜로라도 롱먼="남대희" 기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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