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국내조직연결 차명계좌 활용/VIP고객 귀국 후 결제가능/국내어음·수표통용 환치기도마카오와 마닐라 카지노 도박장에는 없는 것이 두가지 있다. 「4」자와 시계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밤」이 없다.
「4」자는 중국어로 「사」자와 동일한 「쓰」발음이다. 시계가 없는 이유는 시간이나 약속 등에 구애받지 말라는 의미이다. 카지노는 3백65일 24시간 불을 밝힌다.
카지노 도박관광객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사항은 언제 어디서라도 판돈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액의 현금을 가방에 숨겨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장에서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든 돈을 구해야 한다. 결국 외환 관리법이 살아 있는 한 유일한 방법은 불법적인 밀반출 밖에 없다.
지난달 27일 마닐라 G호텔 카지노 3층 VIP룸. 4일전부터 이곳에서 「바카라」게임에 빠져있던 중소기업체 사장 P씨는 귀국 예정일 새벽까지 미화 10만달러(약 8천만원)를 날려버렸다. P씨는 현지의 한국인 판촉원 C씨(45)로부터 서울 모은행의 차명계좌에 5천만원을 입금하면 입금확인 후 즉시 10% 이자를 떼고 게임칩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P씨는 즉각 서울의 회사에 연락, 돈을 입금시키도록 했다.
지방 D시의 한 나이트클럽 사장 Y씨는 지난 설 연휴에 마닐라에서 도박관광을 즐겼다. 그는 국내에서 마닐라 G호텔 카지노 한국인 판촉원 K씨의 휴대폰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호텔과 골프장 부킹만을 부탁했다. Y씨는 평소 5만달러 이상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하는 VIP 고객. 그는 현지에서 게임칩을 받아 도박을 즐긴 후 귀국, 국내 은행계좌를 통해 사후 결제했다.
마카오와 마닐라의 도박 판돈은 현지 카지노 관계자, 또는 그와 연결된 국내조직이 국내에 개설한 차명계좌와 법인계좌 등을 통해 교묘하게 밀반출되고 있다. 현행 외환관리법은 출국시 미화 1만달러 이상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밀반출 수법은 다양하다. 마카오의 경우 대체로 홍콩의 한인 무역회사, 고리대금업체, 여행사 등과 연계, 그들의 자금 입출금 경로를 따라 함께 묻혀 오고간다. 최근에는 카지노의 한인 판촉업이 경쟁을 벌이면서 판촉업자가 직접 국내와 홍콩, 마닐라 등에 출판사, 여행사 등 각종 유령회사를 설립해 거점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치기 수법도 성행한다. 국내어음과 수표도 얼마든지 통용된다.
마닐라의 교민사회에는 「당일 송금 가능」 「카드 전문할인」 「비밀보장 각종대출」 등의 선전이 가득한 광고지가 현지 고리대금업소와 환전소 등에 의해 나돌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근로자들의 노동력 수출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송금 루트를 이용한 도박자금 밀반출도 생겨나고 있다.<마카오·마닐라=특별취재반>마카오·마닐라=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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