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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회의록 공개키로/한은/위원9명중 7명찬성… 곧 확정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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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회의록 공개키로/한은/위원9명중 7명찬성… 곧 확정 방침

입력
1996.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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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9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우리나라 경제운용의 골간인 통화신용정책을 관장하는 금통위의 회의록은 한은 창립(50년)이래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으며 심지어 국회가 국정감사때에 여러차례 공개할 것을 요구했는데도 공개되지 않았었다.

이경식한은총재는 이날 『회의록을 공개할 경우 금통위원들이 좀더 정확하고 풍부한 경제분석자료를 마련, 회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고 금통위원들의 책임감도 더 커질 것』이라며 『7일 금통위에서 회의록을 공개하자는 의견이 공식적으로 제안됐고 9명의 위원중 7명이 찬성해 다음번 금통위에서 확정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통화신용정책 최고의사결정기구들이 어떤 식으로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는 지등을 조사하여 보고하도록 해외사무소에 지시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가 우리 금통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회의록을 전면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은은 또 금통위 회의록을 공개할 경우 주요내용을 발췌한 의사록만을 공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정 위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공개할 방침이다.

◎해설/정책거수기역 탈피 “파격”/각사안 제목소리내 검증수용 의지/자금시장등 영향우려 그동안 “금기”

한국은행이 최고의사결정기구이자 우리나라 「경제원로회의」라 할 수 있는 금통위의 회의록 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통위 회의록 공개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위상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은 물론 실질적인 중앙은행 개혁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록 공개를 통해 특정 경제사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차후 공개적으로 검증을 받겠다는 것이다. 또 9명의 금통위원이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까지 공개, 위원들에게도 상당한 책임감을 주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FOMC는 미국 경제상황을 진단, 금리 인상·인하를 통해 미국경제를 긴축기조로 운영해 갈 것인지 부양책을 펼 것인지를 결정한다. FOMC는 특히 클린턴정부의 경기부양의사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 경기진정책을 펴는등 독자적 정책을 폈다.

금통위 회의록 공개는 한은의 기능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책에 대한 공개적 검증과정을 도입, 최고의사결정기구에 활력을 넣음으로써 최근 잇단 사고로 침체된 한은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이 단순한 「금고지기」가 아닌 경제운용기조에 대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는 정책기구임을 알리는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그동안 정부의 정책결정사항을 추인하는 식의 「거수기」역만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회의록이 공개될 경우 금통위원들은 자신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자기논리를 펴며 단순한 「거수기」 역할을 거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금통위의 결정사항은 자금시장등에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통위 회의록이 공개되면 경제학계및 금융계의 최고권위자인 금통위원들이 어떤 판단으로 금리를 조정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금통위의 회의록이 공개될 경우 정부당국은 물론 기업들은 이를 정책운용이나 투자결정에 좋은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금통위는 의장(재정경제원장관 겸임)과 교체의장(한국은행총재)및 재경원장관(1명) 금융기관(2명) 농림수산부장관(2명) 통산부장관(2명)등이 추천하는 경제학자및 금융계인사로 구성되어 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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