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노씨 “얄궂은 운명” 법정만남에 큰 관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노씨 “얄궂은 운명” 법정만남에 큰 관심

입력
1996.03.10 00:00
0 0

◎군요직등 대물림 동지애 권력부침속 상처/「무언의 연대」 예상불구 적극 화해는 없을듯전두환 노태우 두전직대통령이 11일 법정에서 운명적인 재회를 한다. 12·12 및 5·18사건 1차공판에서 두사람은 피고인석의 맨앞자리에 앉아 15,16년전 머리를 맞대고 모의한 「거사」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과연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설 두사람이 오랜 앙금을 털어버리고 손을 잡을 수 있을까.

두사람의 인연은 44년전 육사11기로 함께 입교하면서 시작됐다. 동기생이지만 나이가 많고 보스기질이 있는 전씨는 노씨에게 형같은 친구로서 청와대경호실 작전차장보, 보안사령관등의 요직을 대물림해 주었다. 노씨는 전씨의 뜻에 따라 81년 6월 육군대장으로 예편한 뒤 전씨의 「부하」로 처신하며 인고의 세월을 거친 끝에 후계자로 낙점받고 대통령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노씨의 6공은 전씨에게는 배반의 계절이었다. 전씨는 노씨의 방조아래 5공청산정국에 휘말려 백담사로 유배를 떠났고 두사람의 관계는 「혁명동지」가 아닌 「적」에 가까웠다.

그러나 두사람은 노씨도 야인으로 돌아간 이후에는 가끔 회동해 폭탄주를 마시며 어깨동무를 하거나 공식석상에서 웃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하는등 서로간 감정상의 앙금을 깨끗이 털어내고 다시 이전의 「우애」를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검찰수사에서 전씨가 「치욕」을 씻기위해 최근까지 5공세력들을 규합, 「원민정당」을 창당해 정치재개를 기도하려한 사실이 밝혀지는등 아직까지도 구원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관계가 새삼 드러났다.

신중한 성격의 노씨는 별다른 반응은 없지만 전씨와 자신이 비교되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하고 가끔씩 『전씨가 (비자금사용처등) 말을 너무 많이 한다』며 불만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양쪽 측근들은 『대통령을 지낸 어른들이 서로를 비방하는 등 서로 반목하는 처신을 할리도 없고 실제도 그렇지 않다』며 갈등설을 부인한다.

검찰관계자는 『처음 전씨에게 노씨와 함께 법정에 서게된다는 말을 전해주자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만감이 교차되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노씨도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공동의 재판전략을 밝힌 바는 없다. 그러나 재판의 성격상 공동보조가 불가피하고 실제로 양측 변호인단은 여러차례 함께 모여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구체적인 공동대응전략 마련보다는 소위 「무언의 연대」가 이루어지는 듯한 인상이다. 더구나 전씨측의 법률대리인인 석진강변호사와 노씨측 변호인인 한영석변호사는 「우일합동법률사무소」소속으로 한 사무실에서 일해 변호인간의 물밑 접촉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셈이다.

두사람이 법정에서 어떤 표정으로 서로 악수를 나눌 것인가가 관심을 끌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흔쾌한 화해의 의미는 아닐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이태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