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항로 공개등 미입장 간접설명/“양안 군사적 긴장확대 불원” 의도전달윌리엄 페리 미 국방부장관은 8일『중국의 미사일 발사는 무모한 짓』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와 공군 첩보기등을 통해 중국의 미사일 발사훈련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의 미사일 발사훈련에 대응, 즉각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 것은 일단 의외다. 그러나 그러한 군사적 움직임도 「비켜나가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대만(타이완)해협의 긴장을 확대시키지 않으려는 미국의 의도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 주었다. 미7함대소속의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는 「전쟁준비상황」의 지령을 받고 대만 지역으로 이동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 때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그 것 역시 미국방부가 이미 밝힌 바에 따른 「일상적인 움직임」으로 특이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워싱턴의 여론은 클린턴행정부가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앞세우기 위해 새로운 외교적 모험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말해 미국은 현재의 중·대만 긴장관계의 중요한 변수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확고하다는 설명이다. 비록 미국이 태평양함대를 파견했지만 이것은 과거 미국이 한반도 사태에 대해 기계적으로 취했던 조치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분석인 것이다.
결국 미국이 중국의 미사일 발사 훈련실시이후 취한 군사적 대응조치는 현재의 중·대만관계가 불필요한 상황으로 진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중국과 함께 마련한다는 클린턴 행정부의 기존의 방침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날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가시화하는 순간 일부 군관계자들이 재빨리 인디펜던스호의 예정된 항로를 설명하면서 미국의 방침을 간접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태평양함대를 중·대만의 문제 지점 근해에 보내면서도 그들의 「군사적 임무」에 대한 확대해석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적 김빼기는 미국이 취한 군사적 행동이 중국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만과 주변국가들에 「현상유지」의 필요성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려 볼 수 있는 것이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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