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동료 「이 잡아주기」등/약자에 끈끈한 애정 발휘「아잘레아」는 미국 위스콘신주 유인원센터에 있는 붉은털원숭이다. 형제들보다 발육이 한참 늦다. 얼굴표정도 맹하고 배우는 것도 더디다. 형제들이 나무를 타고 놀 때까지 엄마 젖만 빨고 있었다. 염색체 이상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다운증후군에 걸린 셈이다. 그래서 사육사들은 아잘레아가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의 동료들은 아잘레아를 사람보다 더 「인간적으로」보살펴주었다. 애정의 표시인 「이 잡기」도 다른 녀석보다 2배나 자주 해주었다. 그의 큰언니는 동생을 구박하는 친구들을 혼내주기도 했다.
미국 애틀랜타 유인원연구소 연구원 프란스 데발은 최근 이러한 관찰결과를 하버드대에서 「인간과 동물의 선악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그는 이 책에서 「윤리와 도덕은 인간의 탄생보다 오래됐으며 원숭이의 발생학적 토대에 이미 덕행의 뿌리가 박혀 있다」는 도전적인 명제를 제시했다.
이 명제를 위해 그는 무려 6,000시간 이상 유인원들을 관찰했다. 침팬지도 동료가 슬픔에 빠지면 위로해주고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나눠주었다. 이와 같은 행동양태를 데발은 『남의 불행에 대한 감수성』이라고 정의하고 이 감정이야말로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첫 걸음』이라고 주장한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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