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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금남의 집 「여학생회관」(이색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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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금남의 집 「여학생회관」(이색지대)

입력
1996.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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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안에 「여관」 이 있다고?/남학생은 출입금지… 휴게·열람실 등 하루 200명 발길 “여심의 공간”고려대 캠퍼스에서 여학생들이 「여관」에 간다는 말을 한다고 해서 이상한 눈길을 보냈다가는 망신당하기 딱 좋다. 이들이 말하는 「여관」은 다름 아닌 교내 「여학생 회관」의 준말이다.

여학생회관은 1954년 문을 연 뒤부터 42년동안 남학생의 발길이 닿지 않은 「금남의 집」이다.

아무리 배짱 좋은 남학생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제까지 이곳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잡은 남자는 학보사 기자들 정도다. 남성이 아닌 기자의 자격으로서 가능했던 것이다.

학보사 기자말고 한명 또 있다. 철학과 윤사순 교수(60)다. 65년 조용한 결혼식장을 찾던 당시 총각강사 윤교수는 여기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 덕에 윤교수의 하객 자격으로 꽤 많은 남자들이 잠시나마 금남의 집에 입장할 수 있었다. 윤교수는 지금도 예식장 하나는 잘 골랐다고 자랑이다.

이곳에 들어오면 모두가 친숙한 사이가 된다고 한다. 과구별도 없고 누구나 친구가 되고 스스럼 없이 언니, 동생으로 지낸다.

캠퍼스 안에서 가장 공기가 맑은 곳이어서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시험기간에는 도서관 자리를 못잡은 여학생들로 북적거린다.

1층 휴게실은 세미나나 그룹스터디를 하기에 좋고, 2층열람실에는 책을 읽는 학생들이 많다.

햇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는 여학생은 십중팔구 군대에 간 애인에게 편지를 쓰는 여학생들이다.

여학생회관을 관리하는 이여진 조교(24)는 『하루 200여명이 이용하는 소중한 공간인데 예산이 넉넉지 않아 좀 더 아늑한 쉼터로 꾸미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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