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결과 지켜보자” 투자자 속속이탈주식시장이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사자는 세력은 실종된채 기회만 있으면 팔자물량만 쏟아지고 있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8일 증권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반투자자는 물론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등 주식거래자들의 팔자물량이 하루평균 2,600만주에 달하는 반면에 실제 팔리는 물량은 1,700만주내외에 불과하다. 팔리지 않는 물량이 거래물량의 절반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지수는 2년여만에 최저수준이다.
이미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들은 손해본채 잠겨 있는 투자금을 기회만 되면 회수하겠다고 대기하고 있는 반면 새로 주식시장에 뛰어들 신규투자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3월결산을 앞둔 은행이나 증권사등 기관들은 이익관리를 위해 앞다퉈 보유주식을 내놓고 있으며 외국인투자자들은 4월 투자한도확대조치 시행을 앞두고 현금보유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파는 물량보다는 사는 물량이 많았던 개인투자자들은 올들어 팔자에만 나서 1월중에는 1,330억원, 2월에는 1,848억원의 순매도(주식판매대금―매수대금)를 보이고 있고 이달들어서 8일까지 순매도액도 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수요 공백상태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증시침체는 정치 경제적인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4월총선은 증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치권의 변화에 민감한 거액 투자자들이 총선결과를 지켜본뒤 투자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있기 때문에 증시가 처져있다는 지적이다. 북한문제나 미사일발사를 둘러싼 중국과 대만(타이완)관계도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작전세력에 대한 당국의 조사확대외에 증시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불신감이 증시를 빈사상태에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6년부터 본격 달아오른 국내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번번이 손해만 봐 더 이상 증시에 기대할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는 주장이다. 주식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신규세력이 없는 가운데 기존 투자자들은 증시를 속속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비자금파문으로 주요그룹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된뒤 냉각된 기업의 투자분위기도 증시침체로 연결되고 있다. 주식배당과 증자분등을 포함해 4조원어치에 가까운 신규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데도 주식을 살 세력이 없는 것도 문제다. 한마디로 국내 증시에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외국인투자한도확대와 총선을 앞둔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기대를 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이미 돌아선 대다수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증시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인 불안감을 걷는 것 외에는 「백약이 무효」라는 주장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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