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정치권 불신·지역별정서 작용/“전국 30∼40곳에서 약진 두드러져”15대 총선에서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현역의원과 지명도 높은 인사들을 제치고 곳곳에서 선전하는 무소속 후보들이 예상외로 많다. 전국 2백53개 선거구중 10%가 넘는 30∼40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기존정치권에 대한 불신풍조가 높아진데다 지역별로 독특한 정서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총선에서 「무소속군단」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세향방이 총선 판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서 무소속바람이 가장 강한 곳은 전통적으로 여당우세지역이었던 대구·경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TK정서로 인해 민심은 이미 상당부분 여당을 떠났고 그렇다고 대체할 만한 지지정당도 없다는 것이 현지여론이다.
대구의 경우 13개 선거구중 6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게 선거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이미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며 신한국당 공천을 거부했던 서훈의원(동을)이 무소속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장선거에서 선전했던 이해봉씨(달서을)도 상승세를 타고있다. 또 신한국당을 탈당해 옥중출마를 선언한 정호용의원(서갑)과 율곡비리로 구속됐던 이종구 전 국방장관(동갑), 한병채 전 의원(중)등과 「무당파전국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이치호전의원(수성을)등도 선전하고 있다.
경북은 신한국당 입당을 거절하고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정해창 전 청와 대비서실장(김천)과 14대총선에 이어 무소속 재선을 노리는 이승무의원(문경·예천), 12·12로 옥중출마하는 허화평의원(포항북) 등이 「돌풍 무소속」 후보군으로 들어섰다. 김상구의원(상주) 김준협 전 서울신탁은행장(영주), 오한구 전 의원(영양·봉화·울진) 등도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여론이다.
○…신한국당의 아성이라고 할 수있는 부산·경남도 곳곳에서 무소속후보가 다크호스로 나타나고 있다.
경남에서는 정몽준의원(울산동)이 3선고지를 향해 선두에서 뛰고 있으며 한때 김영삼 대통령의 통일민주당에 몸담았던 김재천씨(진주갑), 서울 서초갑을 노리다 낙향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김용갑 전 총무처장관(밀양), 황성균 전 의원(사천)등이 무소속 기대주들이다.
부산은 12·12사건으로 구속돼 옥중출마하는 허삼수의원(중·동)이 동정여론을 업고 있으며 수서사건비리로 구속됐던 김동주 전 의원(해운대·기장을)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곽정출의원(서구)도 저력을 보이고 있다.
○…호남에도 무소속 바람이 솔솔 불고있다. 구속됐다가 최근 석방된 최락도의원(김제)과 국민회의 공천에서 낙천된 유인학의원(장흥·영암), 신한국당 공천을 반납한 조충훈씨(순천을) 등이 위협적 존재로 꼽히고 있다.
서울은 다른지역에 비해 무소속후보가 약세이다. 그러나 일찌감치 무소속을 선언한 홍사덕의원(강남갑)이 순항하고 있고 노재봉 전 총리(강남을)와 강신옥의원(마포을) 등도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34세의 원유철 전 도의원(평택갑)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선거때마다 「무소속 강세」현상을 보였던 제주도는 예상외로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무소속후보가 드물다. 양승부 변호사(제주시)만이 선전중이다. 강원도에서는 유승규의원(태백·정선), 홍희표 전 의원(동해)등이 관심을 끌고 있으나 충청권에선 주목받는 무소속 주자가 거의 없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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