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사일훈련 중단 등 직설적 요구는 피할듯/“중측 방미는 훈련이상 조치배제 반증” 분석도중국이 대만(타이완)을 향해 미사일 발사훈련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미중간 고위급 외교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유화추(류화치) 중국외교부 부부장은 8일(현지시간)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과 회담을 갖고 이어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과도 잇달아 만난다.
중국 외교부의 제2인자가 미사일 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미국에 있다는 것은 지난해 7,8월 미사일발사 훈련 당시와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다. 그 때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 상주대사의 자리를 비워놓은 「무대사 관계」로 통상적 외교창구마저 닫힌 상태였다.
미국이 미묘한 시기에 갖게 된 중국과의 외교접촉 기회를 지극히 중시하고 있음은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의 7일 논평을 통해서 충분히 살필 수 있다. 매커리대변인은 레이크·유 회담에 대해 『향후 미·중관계를 가늠할 중요하고 심각한 회담』이라며 『워싱턴과 북경(베이징)간의 인식차를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쇄 접촉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라』는 식의 직접적인 요구를 하기보다는 미국이 대만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설명하고 미국이 중·대만관계의 현상유지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이같은 신중한 접근 자세는 중국이 국내적인 이유때문에 미사일 발사훈련을 쉽게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부부장도 회담에 앞서 『어떤 경우라도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미국무부 관리들은 회담이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미사일 발사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 유부부장의 방미가 이루어진 것을 주목하고 있다. 유의 방미 자체가 미사일발사 훈련 이상의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중국의 간접적 의사표시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도발적인 행동을 삼갈 것』을 요청하는 한편으로 대만에 대해 『필요이상의 대응을 자제해줄 것』을 동시에 요청한 것도 이러한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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