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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대회「멈춘 시계」/동원된 주민·탈법방관 구태 그대로(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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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대회「멈춘 시계」/동원된 주민·탈법방관 구태 그대로(현장)

입력
1996.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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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버스 40여대, 주민 7천∼8천명, 순식간에 동이 난 5천여개의 빵과 우유, 포장마차, 좌판, 술에 취한채 다투는 사람들….이는 시골 장터나 행락지의 풍경이 아니다. 최근 경북에서 열린 모정당 개편대회의 모습이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3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은 밀려드는 인파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런 까닭에 지구당위원장의 목청은 높아갔고 찬조연사로 방문한 중진의원들, 그동안 TK정서에 밀려 적잖이 위축됐던 당원들도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대회가 끝난후 당지도부나 지구당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행사장을 떠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물이야, 인물…』 『무지하게 모였네…』라는 말들이 나왔다.

과연 이 개편대회를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출마후보와 소속정당의 입장에서는 지지분위기를 고취시킨 일대 「드라마」였을 법하다. 그러나 정치권이 선거혁명, 정치개혁을 그토록 외치고있는 현실을 떠올리면, 뭔가 아귀가 맞지않는 느낌을 지울수없다. 누가 봐도 동원된 주민들, 이를 묵인하는 선관위, 심지어 행사장 주변의 교통을 정리해주는 경찰들… 모두가 공명선거, 깨끗한 선거라는 화려한 수사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문제는 이같은 구태가 비단 이날 행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각당의 지구당대회에서도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지않다. 선거현장은 과거에 머물러있는데도 정치권은 『4·11 총선은 훗날 선거혁명의 시발이었다는 평을 받을 것이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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