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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배우는것도 좋지만…”/대학생들 어학실습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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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배우는것도 좋지만…”/대학생들 어학실습 일환

입력
1996.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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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친구 외국인선호 열풍/숙식비부담 등 파격 조건/“정신적 사대주의” 비난론『외국인 룸메이트를 찾습니다』

대학가에서 외국어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한국어를 배우거나 학점교환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현지인들과 친분을 가지면서 외국어실습도 겸해 보려는 한국학생들도 많아졌다. 외국어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지인과 함께 생활하는 것.

한국어를 배우는 교포를 포함, 외국인이 많이 드나드는 연세대 어학당 식당게시판에는 한국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외국인 룸메이트를 구하기위해 붙여놓은 방이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문제는 한국학생들이 제시하는 조건이 지나치게 파격적이라는 것. 방값면제는 기본이다. 그러나 문화적 배경이 다른 외국인들과의 생활은 조화롭게 이루어지기보다는 문제를 일으키기가 쉽다. 워낙 외국어를 배우려는 한국인이 많다 보니 지나치게 좋은 대우를 당연시여기는 외국인들도 있어 마찰을 빚기도 한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사대주의의 반영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Y대에서 어학연수중인 미국인 S씨(21)는 한국대학생인 이모씨(27)와 함께 6개월동안 자취하면서 일주일에 2회씩 회화교습을 해주었다. 방값 40만원은 이씨가 부담하고 식비와 잡비는 반반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처음 방문했을때 S씨는 이씨의 방에 침대가 하나밖에 없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 했다. S씨는 『함께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이씨의 질문을 받고 한동안 고민했으나 결국 당장의 경비절감이 아쉬웠던 터라 제안을 받아들이고는 6개월동안 곤혹스러움을 참아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학생생활지도를 하고 있는 안영숙씨(38)는 『외국어를 배운다는 명목으로 외국인들에게 지나치게 잘 대해주는 것은 정신적인 사대주의나 마찬가지』라며 『외국학생들과도 정상적인 수평적 친분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진정한 국제화도 가능해진다』고 충고한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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