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안정을 주지만 창조의 기쁨은 없지요”/음반제작 전과정 총괄… “진정한 프로 되고파”『무엇에도 구속받지 않는 인생의 프리랜서가 되고 싶다』는 이규태씨(28)의 직업은 음반 프로듀서. 스스로 자신을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맨이라고 소개한다. 어쨌든 이씨는 요즘 신세대들 사이에 각광받는 신종 프리랜서직업인중의 한명이다.
음반 프로듀서는 한마디로 음반제작의 모든 과정을 총감독하는 일을 한다. 종전에는 한장의 디스크나 CD제작을 위해서 가수의 매니저가 작곡자의 섭외에서부터 편곡자 연주자 음반제작자 재킷 디자이너 등까지 모두 챙겨야 했지만 이씨와 같은 다양한 재능의 전문가가 일괄적으로 이같은 일을 맡아 음반출반까지의 모든 작업을 해내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음악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컴퓨터 같은 기계적 분야에 대한 전문기술 등 종합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씨의 경우 일단 제작자가 소개해 준 가수의 개성을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함께 생활하다시피 하면서 익힌 가수의 특장을 살려 잘 어울리는 음악을 작곡하고 편곡까지 한다. 물론 곡을 쓰는 일을 전문 작곡가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다. 연주자가 섭외되면 작업실에서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된다. 최종 녹음과 믹싱 작업, 마스터링과 재킷 디자인 작업이 모두 이씨의 몫이다. 가수나 매니저는 이씨에게 모든 일을 맡긴채 완성품의 음반이나 CD를 손에 받아들기만 하면된다.
한장의 음반이 나오기까지 적게는 3∼6개월, 길게는 1∼2년이 걸린다. 한번 작업에 수입은 1,000만∼2,000만원. 92년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이일에 뛰어든 이씨는 지금까지 5명정도의 신인가수 음반을 제작했다. 그러나 이씨의 예금통장은 텅 비어 있다. 2년동안의 수입 대부분을 독립 작업실을 차리는데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중앙대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친구와 함께 「101번째 프로포즈」의 배경음악을 함께 만들면서 음악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졸업후 중견 인테리어회사에 취직, 고수입을 보장받았으면서도 『회사는 안정을 주었지만 창조의 기쁨을 주지는 못했다』는 이유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씨는 현재 두 신인가수의 음반을 제작하면서 지난해 입학허가를 받아낸 미버클리음대 작곡과 유학준비를 하고있다.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첨단 정보를 습득하러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씨의 꿈은 『언젠가는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음반을 기획하는 것』이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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