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인들 사용 「코치」 93년 국내상표 공인불구/미 동일브랜드에 우선권 인정 업체 존폐위기에특허심판소가 상표분쟁에 대한 결정을 번복, 유망 중소기업이 제품의 얼굴인 브랜드를 잃고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피해업체는 수제 가죽제품 전문제조업체인 (주)장인들(사장 김명배). 이 회사는 93년 국내상표로 공인된 「코치(COACH)」 사용권을 다른 업체로부터 넘겨받아 자사 브랜드로 사용해왔으나 지난해 6월 특허심판소가 상표등록무효결정을 내려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허심판소는 이 회사 상표와 똑같은 「코치」상표를 갖고 있는 미국 코치레더웨어사가 낸 상표등록무효심판 청구에 대해 『미국의 코치상표가 뉴욕타임스등 외국 신문 잡지등에 여러차례 실린적이 있고 이들 간행물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만큼 우리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알려졌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상표의 우선권을 인정, 장인들 상표에 대해 무효결정을 내렸다. 코치레더웨어사는 이 결정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장인들 제품의 제조및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장인들에 따르면 그러나 문제의 상표는 미국「COACH」가 국내에 알려지기전인 88년 최상규씨가 특허청에 먼저 출원, 90년 등록한 것이다. 더구나 당시 국내진출을 모색하던 코치레더웨어사가 최씨를 상대로 무효심판을 두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패소, 93년3월 우리상표로 인정됐다. 당시 심판소는 『코치레더웨어 상표가 비록 3개국에 등록돼 있고 미 영 일등지의 신문잡지에 광고가 게재됐다고 하나 이 사실만으로는 국내 수요자에게 알려진 「주지저명」한 상표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결국 동일한 사안을 놓고 2년반 만에 특허심판소가 정반대의 결정을 한 것이다.
장인들은 순수가죽을 소재로 핸드백 가방 지갑만을 전문생산해온 유망 중소기업. 김사장은 20여년간 기술자로 일하며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회사를 설립했고, 93년 3월 코치브랜드를 인수한뒤 94년 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을 95년 22억원으로 끌어 올렸으며 올해는 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재 디자인 바느질이 외국 유명제품에 비해 떨어지지않아 유명백화점등에 독자매장을 갖고 있는데다 주문을 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항고심판을 청구한 김사장은 『동일사건을 놓고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은 특허청의 공신력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라며 『당초 결정을 믿고 브랜드를 인수한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위해 기울였던 온갖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게 됐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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