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권자들 잣대변화… 후반엔 집권가능성에 비중미국의 유권자들이 대통령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후보가 가시화함에 따라 융통성있게 변화하는 지극히「실용적인 잣대」이다.
현재 중반에 들어서고 있는 공화당의 후보지명 예비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가(14%) ▲자기신념에 대한 확신이 섰는가(20%) ▲클린턴을 이길 수 있는가(17%) ▲보수적 가치를 얼마나 대표하는가(15%) ▲전문 정치꾼은 아닌가(13%) ▲워싱턴(중앙정치) 경험은 있는가(10%) ▲온건하고 합리적인가(7%) 등으로 요약된다. 이같은 기준은 워싱턴 포스트가 각 주의 예선전에서 실시한 출구여론조사를 종합한 것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보면 우선 미 유권자들은 정치경력이 짧은 후보를 선호, 「정치 환멸감」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워싱턴의 경험은 대통령후보라면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등 예선전 초반에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후보의 자기신념이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후보 지명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맞붙어 공화당이 승리할 수 있는가 여부가 중요한 잣대가 됐다. 초반에 스티브 포브스가 선풍을 일으켰던 것은 그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줬기 때문이며, 한동안 패트 뷰캐넌이 밥 돌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요인은 자기신념에 대한 확신과 선명한 보수성이 어필했기 때문이다. 또 무명의 라마 알렉산더가 초반 선전을 했던 것은 온건하며 정치경력이 비교적 짧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클린턴과 대결해야한다는 현실적 인식이 자리잡았고 대세는 돌쪽으로 기울었다. 「비전과 신념」이란 기준이「현실」이란 잣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고전을 면치못했던 초반의 선거전에서도 돌후보는 클린턴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면에서 단연 선두였다. 유권자들은 지명전이 중반을 넘어서면서『마음에 덜 들더라도 공화당의 집권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힘을 모으자』는 차선책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화당원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후보는「포브스처럼 비전을 제시하고, 뷰캐넌처럼 확신에 차있으며, 알렉산더와 같이 신선한, 그러나 최소한 돌정도의 집권가능성은 있는 인물」일 것이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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