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예술의전당/쇼무대 같은 현란함·장르의 거침없는 넘나듦/엄숙주의 거부… 천재적인 기량 불구 “상업주의” 비난도「파격」 「이단」17세의 싱가포르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에게는 이런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전자바이올린과 록 밴드, 팝무대를 방불케 하는 요란함, 클래식과 팝 재즈 록등 장르를 넘나드는 거침없음, 초미니 스커트등 그의 공연은 화제로 가득하다.
그 바네사 메이가 13∼14일 하오 7시30분 예술의전당 음악당에 선다. 새 앨범 「레드 핫 투어(Red Hot Tour)」에서 이름을 딴 유럽·아시아 순회연주의 하나다. 파가니니,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등 클래식 레퍼토리와 휘트니 휴스턴의 팝송, 재즈등 다양한 곡을 전통적인 어쿠스틱 바이올린과 전자바이올린을 번갈아 사용해 들려준다.
그는 엄숙주의를 거부한다. 정장 차림으로 점잔을 빼는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객석을 뛰어다니는가 하면 브레이크 댄스와 어지러운 조명이 등장한다. 청중은 발을 구르거나 휘파람을 분다. 지난해 나온 앨범 「바이올린 플레이어」는 재킷사진으로 물에 젖어 착 달라붙은 원피스차림을 보여주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성을 내세운 상업주의라는 비난에도 이 앨범은 우리나라에서만 12만장이 팔렸다. 그는 「클래식의 이단자」라는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음악에는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을 뿐이다. 자신이 좋아하면 좋은 음악, 싫어하면 나쁜 음악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건 클래식이건 팝이건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의 음악철학에는 분명한 자기주장이 있다.
상업적 성공과 쇼에 가까운 무대를 이유로 기량을 폄하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는 엄격한 클래식훈련을 받았다. 런던왕립음악원의 지휘자는 모차르트나 멘델스존에 견줄만한 신동이라고 불렀다.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네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란 바네사 메이는 파가니니를 가장 좋아한다. 바흐, 모차르트를 사랑하고 비틀스와 마이클 잭슨을 숭배한다. 자신의 음악을 테크노 비트·펑키 사운드와 클래식 유산을 융합한 「테크노어쿠스틱 퓨전」이라고 이름붙인다.
바이올린연주자중 그와 같은 크로스 오버의 선배로는 크라이슬러, 얀 쿠벨릭같은 대가가 있었고 나이즐 케네디도 있다. 19세기에는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상업주의가 그것을 더욱 열심히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를 싫어하거나 심할 경우 분개하기까지 하는 일부의 반응은 상업주의의 위험이나 함정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떠랴. 그는 뛰어난 연주자이며 그의 공연은 고급엔터테인먼트다. 비난이나 실망 혹은 열광은 그 다음의 일이다. (02) 5141122 <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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