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좌파 단일후보” 1,700만명 서명부제출 기염/관변단체 등 총동원 「재선운동본부」 결성 반격/여론조사 “결선투표 맞대결땐 주가노프가 12%차 대승”러시아 대통령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후보진영간 세싸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러시아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측은 지난달 말 1,700만명에 이르는 대선 후보등록 지지서명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 세력을 과시한데 이어 4일 구공산세력의 연대에 성공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진영도 이에 맞서 지지정당을 비롯, 100여개 관변단체를 총동원해 본격적인 세확장에 돌입했다.
5년만에 정권복귀를 겨냥하고 있는 구공산세력은 4일 국가두마(하원)에서 주가노프후보를 범좌파 단일후보로 추대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농민당·인민권력당등 20여개 정당·정파가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 니콜라이 리슈코프 구소련총리는 『이번 대선은 구공산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조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든 정파의 동참을 촉구했다.
주가노프의 온건노선에 반발하고 있는 빅토르 안필로프 러시아 공산주의 노동자당 당수와 강경파 세르게이 바부린 하원의장등은 주가노프가 구소련체제로의 즉각적인 복귀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서명을 보류했으나 결국 「비판적인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레그 소스코베츠 제1부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옐친의 대선운동본부도 2일 나쉬돔 로시야(우리집 러시아)와 여성당등 친 옐친 정당과 사회·경제단체를 결집, 「옐친 재선을 위한 전러시아운동」이라는 선거운동 조직을 결성했다. 이 조직에는 산업자동맹과 기업가동맹등 경제단체, 작가동맹과 민주예술가 모임등 예술문화단체, 각급 관변단체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개혁정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옐친외에 대안이 없다며 옐친의 승리를 다짐했다.
이처럼 러시아대선전은 주가노프와 옐친의 한판 대결로 좁혀진 양상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전러시아여론조사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주가노프와 옐친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주가노프가 지지율 39%로 27%의 옐친을 크게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양 거인의 싸움으로 입지를 잃게 된 민주진영과 민족주의 진영 일각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한 「막판 뒤집기」를 목표로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의 영화제작자 스타니슬라브 고보루한은 민주진영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를 비롯,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전부통령, 알렉산데르 레베드등과 접촉, 「제3세력」을 구성하는데 원칙적인 동의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 세력은 곧 마스터플랜을 작성, 공산당과 옐친에게 환멸을 느낀 유권자층을 공략할 단일후보를 내세워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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