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안으로 골칫거리는 밖으로” 대명제/주마다 이기적 유치경쟁 연 수입 400억불『돈은 안으로 골칫거리는 밖으로(Money In Problem Out)』
미국의 각 주들이 앞다투어 도박사업을 벌이는 「대명제」다. 세계각국, 혹은 각 주에서 노름꾼들이 몰려와 돈은 잃고 가지만 그로인한 병폐―파산 이혼 심지어 심장마비까지―는 자기집에 돌아가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각 주의 이기적인 돈벌이욕심때문에 미국의 도박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94년의 경우 도박으로 인한 연간 수입은 400억달러. 미국의 5대 레저산업인 음반(120억달러) 유람선(70억달러) 유원지(61억달러) 스포츠관람(59억달러) 영화를 포함한 실내공연(54억달러)등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미국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오디오 비디오 컴퓨터산업을 합친 수입의 총액이 553억달러인 것과 비교할 때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3일자 특집에서 이같은 상황을 진단하면서 『노름, 그것은 미국의 국기』라고 꼬집고 있다.
현재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로키산맥 동쪽의 유타주와 와이오밍주를 제외한 모든 주들이 어떤 형태로든 도박을 주의 「알짜배기 장사」로 운영하고 있다.
84년까지만 하더라도 라스베이거스나 애틀랜틱시티에서만 카지노가 합법화해 있었으며 17개 주에서 공익성의 복권발매가 허용됐을 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7개 주가 카지노를 합법화했고 복권발매는 36개주와 워싱턴DC에서 주의 「전매사업」으로 돼 있다. 또 복권의 종류도 다양해져 공익적인 것은 거의 없고 일주일에 한번씩 당첨자를 발표하는 「고상한 것」에서부터 즉석에서 돈을 탈 수 있는 「긁기」나 케이블TV에서 5분마다 당첨자를 발표하는 「빙고」에 이르기까지 수십종에 이른다.
도박은 교회를 중심으로 죄악시하는 풍조 때문에 건국이래 터부시되어 왔으나 유람선을 중심으로 퍼져갔다. 선상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놀이가 허용됐고 자연히 선상카지노는 묵인돼 왔던 것. 이동하는 유람선의 경우 『우리주에서는 도박을 하지 않는다』는 핑계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유람선의 주요활동무대는 마크 트웨인의 향수가 깃들인 미시시피강. 따라서 미시시피강을 오가는 유람선을 중심으로 카지노는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다 80년대 들어서면서 주의 재정에 핍박을 받게 되자 유람선이 정박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좋은 카지노를 합법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카지노를 합법화한 17개주 중 14개주가 미시시피강변에 있다. 이들 14개주는 옥수수와 밀만 생산하던 가난한 주에서 10년 사이에 일약 「유복한 주」로 탈바꿈했다.
전성기를 맞고 있는 미국 도박산업이 얼마나 번창할지 두고 볼 일이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