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들 마케팅전쟁 “후끈”/“197국 참가 200만명 관람·30억이상 TV시청” 사상최대/공식후원·로고사용업체 상품·서비스등 천문학적 투자/“기업 이미지 제고·새로운 고객 확보” 치열한 각축벌여개막 4개월여를 앞둔 96 애틀랜타올림픽 출전선수들의 막바지 훈련과 함께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도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올림픽은 역대로 거대한 마케팅 시장을 형성해 왔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만큼 좋은 마케팅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7월19일부터 8월4일까지 열리는 애틀랜타올림픽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197개국이 참가하는 애틀랜타올림픽은 관람객만 200만명을 웃돌고 30억이상의 지구촌 가족이 TV로 지켜보는 등 사상 최대규모로 평가되고 있어 기업들의 경쟁도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올림픽 마케팅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크게 공식후원업체(Corporate Sponsorship)와 올림픽로고 사용허가업체(Corporate Licensee)로 구분된다. 이들은 소규모 단추공장에서 세계 초일류 대기업까지 층이 다양하다. 하지만 올림픽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높이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똑같다.
올림픽 후원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상품과 서비스를 무상공급하며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공짜로 운동화와 선수복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복잡한 데이터통신, 안전설비시스템등 대회운영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지원한다. 특히 첨단산업 기업들은 앞다퉈 최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정보시스템을 맡고 있는 IBM은 3개의 주 컴퓨터와 6,000개의 단말기등을 공급한다. IBM은 전세계 언론사를 연결하는 글로벌 정보시스템을 개발, 모든 경기관련 상황을 수초내에 제공할 예정이다. 선수와 코치의 약력등 60기가 바이트의 방대한 자료를 담은 정보센터는 완성단계에 있다. 제록스사는 100대의 레이저프린터등을, 모토로라사는 무전기 1만대등을 지원하며 AT&T사는 140개국 언어로 된 24시간 전화 번역서비스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후원업체들은 상품과 서비스의 무상제공외에 올림픽로고사용료등으로 애틀랜타올림픽조직위원회(ACOG)등에 엄청난 돈을 지급한다. IBM 코카콜라 코닥필름등 대기업은 스폰서로 선정되는데만 각각 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애틀랜타올림픽에 참여기업들이 후원하는 총규모는 6억2,000만달러로 전체 예상수입 16억1,000만달러의 40%에 달한다. 이는 방송중계료 5억5,900만달러보다 많으며 LA올림픽에 비해서는 두배 수준이다.
후원업체들은 대체로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기업홍보에 치중하는 면이 강하다. 빌리 페인 ACOG 위원장은 『이들은 올림픽이 얼마나 많은 매출을 창출하느냐보다 ACOG가 자신들을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로고 사용권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불꽃 튄다. 스포츠관련 업체들은 올림픽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저마다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들 기업은 로고사용료에 수백만달러에서 수천만달러를 쏟아 붓고, 일단 라이선스를 얻으면 이를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내 3,000개 스포츠 관련회사가 가입한 스포츠용품제조협회(SGMA) 존 리들회장은 『스포츠산업은 전통적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특수를 누린다. 올해도 10억달러의 새로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관련 상품이 많이 팔리는 이유도 있지만 올림픽은 사람들에게 직접 운동에 나서도록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들 업체의 총매출액은 393억달러였다.
챔피언 스포팅어페럴의 모기업인 사라 리 그룹은 스폰서와 라이선스비로 이미 6,500만달러를 지급했는데 올림픽개막전까지 투자를 두배이상 늘릴 예정이다. 올들어 매출이 30% 증가하는 등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관련 배지를 공급하는 샌디에이고의 임프린티트 프로덕츠사도 라이선스 획득후 종업원 50명을 새로 고용했으며 매출액도 예년보다 5배많은 3,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올림픽 라이선스가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타월등 홈패션 독점회사인 피델크레스 캐논사는 투자한 돈에 비해 매출이 형편없어 고전하고 있다. 몇몇 기업들도 올림픽 로열티는 프로농구등 인기 스포츠 행사에 비해 두배이상 비싸지만 매출은 이를 따르지 못한다고 불평한다. 또 라이선스 프로그램이 너무 중복돼 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조지워싱턴대 리사 델피 교수는 『라이선스 프로그램은 돈벌기에 급급해 혼란스러울 지경』이라며 『라이선스 회사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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