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졸생 전문대 재입학 러시전문대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이 전문대를 찾는 「예사롭지 않은 일」이 최근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도 4년제 대학졸업자들이 2년제 전문대학으로 「역진학(Reverse Transfer)」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국전문대학연합(AACC)은 캘리포니아주의 전문대학생 135만명가운데 10%이상이 학사학위를 지닌 것을 비롯, 전국 전문대학 재학생의 8%정도가 4년제 대학출신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학중퇴학력을 가진 사람까지 합하면 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전문대학에 학사학위소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감량경영이 일반화하면서 전문지식 없이는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케네스 그레이교수는 『요즘 가장 직장을 얻기 쉬운 사람들은 2년제대학의 전기기술 산업디자인 등 전문분야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라며 『경영자들은 학위만 높고 전문기술이 없는 사람보다 그 반대의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역진학하는 학사학위소지자들의 연령층은 20대뿐 아니라 30∼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필라델피아 전문대학의 학사담당 짐 캐노니카씨는 『학사학위 소지자 가운데 20대는 현재의 학위로는 원하는 직업을 구하기 힘들어 입학한 경우가 많다. 반면 30대는 직장을 바꾸기 위해, 40대 이상은 승진이나 사업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역진학」에 대한 전문대학당국들의 입장은 상반되는 두가지로 갈리고 있다. 많은 전문대학들은 학위소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과정이나 야간반을 별도로 설치하고 수요가 많은 과정을 신설하는 등 학위소지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보조금의 삭감으로 곤경에 처한 전문대학들로서는 이들이 내는 학비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반면 캘리포니아주는 학위소지자에게는 4배의 학비를 물리는 등록금차별법을 93년에 제정, 역진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전문대학 직원 도나 해체트씨는 『전문대학의 설립취지는 4년제 대학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교육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지 학위소지자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뉴욕=김준형 특파원>뉴욕=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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