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영유권·일제만행도 기술/「양국의 과거사 바로잡기」 본격화/종교계서 주도로 실현가능성 높아한국과 일본의 가톨릭교계가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을 합의한 것은 민족감정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겹쳐진 한·일 과거사문제 해결에 양국의 양심세력을 대표하는 종교계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공동역사교과서를 편찬, 양국 가톨릭교계 중·고교에서 사용하기로 한 것은 한·일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공동의 역사인식을 통한 「한·일 과거사 바로잡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예고한다.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공동연구 방안이 제기된 후 양국 학계의 연구 움직임은 있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이다. 다만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상룡)가 10개년 계획으로 추진중인 「한·일공동연구」프로그램이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1차 총회를 개최, 역사 사회과학등 10개분야에 걸쳐 공동연구 주제설정 작업을 시작한다.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을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과 수록내용에 대한 합의과정이 필요하지만 정치·사회적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종교계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매우 밝다.
세계사교과서나 부교재 형식으로 편찬될 가능성이 높은 공동역사교과서에 담길 내용은 양국의 주교회의에 설치되는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위원회(가칭)의 공동연구 결과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양국의 역사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편찬위원회는 양국 학계의 이견이 있는 분야부터 공동연구를 통해 조정을 해 나가는 작업을 하게 된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올바로 기술하는 문제와 독도영유권문제도 당연히 공동연구에 포함된다.
지난달 16일 도쿄(동경)에서 열린 「한·일교과서 문제 간담회」제1차회합에 참석했던 가톨릭대총장 강우일주교는 『「신앙 안에서의 일치」를 추구하는 가톨릭의 보편성, 연대성 차원에서 반세기 이상 갈등을 겪어온 한·일 과거사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교회지도자들이 공동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주교는 일본가톨릭측도 지난해 2월 「광복의 결의―전후 50년을 맞으며」라는 교서를 발표하고 세계평화 실현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합의과정도 비교적 순조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가톨릭사상 처음으로 열린 한·일 주교단 간담회에는 우리측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장인 이문희 대주교(대구대교구장) 강우일주교 박석희 주교(안동교구장), 일본측에서 하마오 후미로(빈미문랑·요코하마교구장)주교와 일본정의평화협의회 담당주교인 오카다 다케오(강전무부)주교등이 참석했다. 한·일 주교단은 우선 일반교류에 앞서 양국간 관계개선에 장애가 되고 있는 과거사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작업에 나서기로한 것이다.
이번 합의사항에 대해 한국측은 이달 하순 바티칸에서 열리는 한국주교단 정기총회에서 승인절차를 밟으며 일본측도 정기주교회의의 승인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양국 주교회의의 공식 승인을 거친 다음 올해안에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 제2차회합을 개최, 양국의 역사학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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