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악사상 최초로 이탈리아 테너 10명의 합동공연이 12일(예술의전당), 13일(세종문화회관) 이틀간 열린다.테너는 남성의 최고 음역이자 빛나는 명예와 매력을 지닌 파트라 할 수 있다. 오페라에서 작품의 배역과 소리·성격의 조화는 성공의 관건이다. 그런 만큼 이같은 소리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오페라나 아리아를 듣는다면 그는 이미 열정적인 관객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소리를 구분짓는 요소는 어떤 것일까. 첫째는 낼 수 있는 소리의 높낮이 정도에 따라 남성은 테너·바리톤·베이스로, 여성은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의 음역이 결정된다. 같은 파트 안에서는 소리의 질감, 빛깔, 무게, 음폭등이 구분요인이 된다.
테너를 체급별로 구분하면 레쩨로―리리코―리리코 스핀토―드라마티코로 나뉜다. 표기한 순서에 따라 소리의 무게나 음폭이 점차 가세된다.
레쩨로(Leggero)는 이탈리아 말로 「가볍다」는 뜻이다. 테너 가운데 가장 소리가 가볍고 밝으며 질감이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로시니의 「세빌랴의 이발사」등 부파(희가극)에 알맞다.
리리코 레쩨로(Lirico Leggero)는 서정적이고 섬세하며 감미롭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에서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이나 엄정행이 부르는 우리 가곡 「목련화」를 들 수 있다.
리리코(Lirico)는 가장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해낼 수 있다. 낭만적인 아름다움과 서정성을 지녔으며 소리의 폭도 있다. 외국 테너로는 주세페 스테파노와 호세 카레라스, 국내에서는 안형일의 「산들바람」, 박세원의 「그리움」을 들 수 있다.
리리코 스핀토(Lirico Spinto)에서 「스핀토」는 「쨍쨍하다」 「날카롭다」는 뜻인데 강렬한 빛깔과 통쾌한 소리로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중량감 있는 목소리다. 엔리코 카루소, 프랑코 코렐리, 박성원, 박치원, 김진원을 들 수 있다. 푸치니의 「마농레스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 제격이다.
드라마티코(Dramatico)는 가장 폭이 넓고 위압적이며 극적 영웅적인 음색의 테너다. 마리오 델 모나코, 존 비커스, 현역 이탈리아 최고가수 자코미니가 여기에 속한다. 베르디의 「아이다」 「오델로」 「투란도트」 등 호화스럽고 규모가 큰 무대에 어울린다.
아무리 재력이 있다 한들 10인10색의 테너를 한 자리에 불러들여 듣는 부호가 어디 있을까. 순간이나마 황제나 귀족이 된 착각마저 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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