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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폭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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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폭증(사설)

입력
199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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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증대하고 있다. 지난 2월중 무역적자는 15억8천7백만달러, 1월의 적자 19억7천9백만달러를 합쳐 두달 사이에 35억6천7백여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무역적자 예상치를 지난해의 1백억달러보다 30억달러가 감소한 70억달러로 잡았는데 1, 2월 두달동안의 적자가 예상치의 절반에 이른 것이다.물론 무역수지가 단순한 통계놀음은 아니다. 첫 두달의 적자가 높다고 해서 야단법석을 떨 것은 없다. 자본시장의 개방확대로 해외자금의 유입이 증대, 자본수지의 경우는 흑자를 견지할 것으로 보여 외환부족같은 위기상황은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본질적으로 그 나라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계속되는 무역수지의 적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행의 적자는 무역환경의 변화와 우리 경제의 취약구조등 두가지 요인에서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역환경 가운데서 시장개방 추세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변수는 환율이다. 특히 일본엔화의 대미달러화와의 환율이다. 우리나라 수출이 93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 호경기를 유도했던 것은 엔고에 따른 우리 상품의 환율상의 반사이익이 컸기 때문이다.

호경기의 선도역할을 해온 반도체는 이례적으로 우리 메이커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그동안 수요폭발과 그에 따른 공급부족에 의한 수출단가 폭등이 상승작용을 하여 엄청난 이익을 가져온 것이므로 예외적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주도 상품인 자동차, 조선, 철강등은 주로 엔고때문에 일본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상품에 가격우위를 갖다 준 엔고가 지난 하반기 이후 무너지고 반대로 엔저로 전환됨으로써 우리수출은 역경에 몰리게 된 것이다. 지금 엔저현상(1달러=1백5엔 수준)이 어느 정도 지속할 것인가가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엔저에 따른 대일수출가격 우위상실을 보전하려면 우리 경제의 고비용·저능률 체제를 저비용·고능률 체제로 개선하여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어떻게 짧은 시간내에 효율적으로 높이는가 하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는 경기둔화에 따라 우리 적자의 주요인이었던 대일기계류등 자본재 수입이 격감, 연간적자가 70억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첫두달 동안의 적자에 별로 놀라움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적자 70억달러의 초과 저지, 그 자체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무역적자를 축소하고 나아가 무역흑자를 정착시킬 수 있는 국제경쟁력 제고가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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