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애 일깨워준 감동의 특집/「아리랑 아라리요」세계 각지 이민1세 육성취재 돋보여/「안중근」인물 자연스런 부각·중후한 연기 훌륭방송3사는 3·1절을 전후해 다양한 특집물을 방영했다. 그 중 MBC 특별기획 「아리랑 아라리요」(2월26∼28일 밤 11시)와 SBS의 3부작 드라마 「안중근」(1일 하오 9시)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1년 이상 기획하고 해외 현지촬영으로 공을 들인 두 프로그램은 역사의 교훈과 조국의 소중함을 동시에 일깨워 줬다.
「아리랑 아라리요」(송승종 연출)은 전통민요 아리랑의 궤적을 노래 속에 깃든 흥과 한보다는 민족사적 의미에 초점을 맞춰 입체적으로 추적한 3부작 다큐멘터리물. 구한말의 굶주림과 일제강압에 못이겨 어쩔 수없이 조국을 등져야 했던 세계 각지의 한인 이민1세대들을 찾아다닌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였다.
「하와이 아리랑」「사할린 징용아리랑」「카레이스키 아리랑」…. 제1부 「그곳에도 아리랑이」는 이민 1세대들이 서럽고 힘들 때마다 불렀다는 아리랑의 의미를 그들의 육성으로 직접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사할린 한인2세들이 선조들의 징용아리랑에 담긴 한을 극복하고 「홀로아리랑」을 힘차게 부르는 모습은 「아리랑」이 더이상 「고난의 노래」가 아닌 「희망의 찬가」로 부활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민족영화 1호 「아리랑」의 감독이자 작가 주연배우였던 나운규(1902∼37년)와 항일혁명가 김산(1905∼38년)등 동시대의 두 인물이 추구한 「아리랑의 혼」을 밝힌 제2부와, 아리랑의 전파경로와 음악적 관련성을 문화지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제3부 「아리랑 너를 부르마」는 3·1절을 맞아 한민족의 상징인 아리랑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안중근」(장형일 연출)은 19세기말∼20세기초 한일 양국이 처한 시대적 상황을 전제로 일본 정치가 이토 히로부미와의 대비를 통해 의사 안중근의 인간적·사상적 면모를 자연스럽게 부각시켜 나갔다. 드라마 중간중간에 삽입된 각종 자료필름은 극의 사실성을 높여주었고, 중국여인 난여(묘이이 분)와 안중근의 소꿉친구 경인(이원발 분)등 가상의 인물은 재미를 더해 주었다.
이 드라마는 안의사에 대한 무죄론까지 주장되고 있는 최근의 일본내 시각을 최대한 반영한데다, 적대적 관계에 놓여있으면서도 서로를 인정하는 안의사와 미조부치 검사의 휴매니티에 초점을 맞춰 인상적이었다. 안중근 역을 맡은 이일재, 이토 히로부미와 미조부치 검사로 열연한 박근형과 임동진의 중후하면서도 익은 연기가 진가를 발휘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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