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3년만에 수성갑위원장직 복귀/“아내가 대신 정치나서는 불행없어야”자민련의 박철언 부총재가 5일 대구 수성갑지구당개편대회에서 부인 현경자의원으로부터 지구당위원장직을 넘겨받는다. 박부총재로서는 지난 93년 5월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된지 3년만에 지구당위원장직을 맡게됐다. 반면 그의 형확정판결로 치러진 94년 8·2보선에 출마하면서 위원장을 맡았던 현의원은 이제 「내조」의 자리로 복귀하게 된 셈이다. 박부총재측은 이같은 「정치재개」의 의미를 부각시키려는듯 전국적으로 5천여명의 지지자가 참석하는 대규모 지구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박부총재는 지난 92년 10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후보에 반기를 들고 민자당을 탈당한 뒤 정치적 굴곡을 겪어왔다. 14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당에 입당, 한동안 야당의 길을 걸었다. 문민정부 출범직후 슬롯머신 사건에 연루돼 1년4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국민당은 신민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그는 지난해 자민련과 신민당이 통합한 직후인 6월초 부인과 함께 자민련에 합류했으나 한동안 당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등 미묘한 행보를 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간의 위원장 교체가 늦어지자 한때 정가일각에서는 『부부가 모두 출마하는 것 아니냐』 등의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박부총재는 『현역의원이 마지막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하게 하도록 하는게 유권자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위원장 교체와 관련, 『앞으로는 가정을 지켜오던 부인이 남편대신 나서 정치를 하는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며 『짓밟힌 TK의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정부 출범후 정치적 무주공산이 된 대구·경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과 자민련, 무소속간에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다. 그가 총선과정을 거치며 접혀졌던 정치의 「나래」를 본격적으로 펼수 있을지 주목된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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