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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 독도방문행사 「해양문학」 조명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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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 독도방문행사 「해양문학」 조명 시간

입력
1996.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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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문학의 마르지않는 공간”/고대로부터 관련작품 유형별 고찰/홀대현실 자성 지평확대계기 다짐국토는 문학의 공간이다. 산에는 고매한 정신과 순박한 삶이 있고 들에는 땅과 계급갈등, 변혁이 있다. 그러면 바다는 무엇인가. 2월29일∼3월2일 문학의 해와 3·1절을 기념해 열린 문학인 독도방문행사에서는 우리 현대문학에 나타난 바다를 살피는 자리가 마련됐다. 최영호해사교수는 「국토와 문학-바다·문학·인간」 강연을 통해 설화로부터 최근 발표된 김명수의 시 「바다의 눈」에 이르기까지 유형별로 해양문학의 모습을 살폈다.

지중해에 면한 유럽의 여러나라나 미국과 달리 우리는 바다를 둘러싼 삶과 문학을 폄하해 왔다. 최교수는 해양문학이 홀대받아 온 현실을 지적하고 ▲망망대해를 소재로 취한 경우 ▲분단과 연관된 바다 ▲생산현장으로서의 바다와 그를 둘러싼 갈등 ▲실존으로서의 바다 ▲바다와 전쟁등으로 나누어 해양문학을 고찰했다.

「삼국유사」에서 신라 탈해왕의 출현지, 「심청전」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교합하는 장소였던 바다는 「임진록」과 「난중일기」에서는 왜적들에게 시달리는 고난의 현장이었다.

김포지방의 「손돌목」전설은 위정자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의미를 담고 있고, 「표해록」은 거대하고 변화무쌍한 공간으로서 바다의 면모를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문학에는 서양처럼 탁 트인 바다 체험을 다룬 경우보다는 연근해의 삶을 그린 작품이 더 많다. 가까운 바다와 어촌을 중심으로 뱃사람들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는 원명희의 「높새부는 바다」 엄창석의 「만선가」가 꼽혔다. 홍성원의 「남도기행」 이균영의 「살아 있는 바다」 손춘익의 「이런 바다」등은 선주와 어민들의 갈등, 바다의 오염을 다루고 있다. 드물게 대해를 소설로 다룬 작가는 천금성. 단편 「바다의 끝」과 장편 「지금은 항해중」 「남지나해의 끝」등을 통해 원양을 항해하는 사람들을 묘사했다.

최교수는 현기영의 「바람타는 섬」과 현길언의 「껍질과 속살」을 세계해양문학사상 유례를 보기 드물게 해녀를 주인공으로 바다와 역사를 결합시킨 소설로 평가했다. 또 독도가 소재가 된 작품으로 전광용의 「해도초」와 김원일의 「앓는 바다」를 들었다. 「해도초」는 해방직후 독도근해 어민들을 향해 미군비행기가 기관총을 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앓는 바다」는 60년대 혼란스런 현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던 배가 독도근해에서 침몰하는 사건을 통해 실존적인 문제를 파고 들었다.

최교수는 지난해 바다와 그 인접공간의 삶을 다룬 문학작품을 정리해 「한국해양문학선집」(한국경제신문사간·전 8권)을 발간한 바 있다. 1∼6권은 신채호의 「이순신전」부터 이태준의 「바다」 이효석의 「영라」 오영수의 「갯마을」 김정한의 「월광한」과 천승세 홍성원 김만옥 한승원 이청준 이문구 김원일 송기원 문순태 현길언등 작가 50명의 소설 65편을 싣고 있다. 나머지 두 권에는 「사상계」등 월간지에 발표된 해양관련 논픽션 15편을 담았다.

그러나 바다는 우리의 삶과 문학에 더 가까이 편입시켜야 할 공간이다. 이번 행사에서 글로써 국토를 지키고 가꿀 것을 다짐한 문학인들이 스스로 시야를 넓히고 문학지평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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