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정상은 없다”/싼값·새기술 속출 1위경쟁 날로 거세/MS·인텔사 아성 넷스케이프 등 도전컴퓨터의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란 없다. 강력한 입지를 굳히며 정상에 서 있던 기업도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린다.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 내면 누구든지 1위의 자리를 점령할 수 있다.
컴퓨터산업은 기업들이 펼치는 기술과 제품의 숨가쁜 경쟁 속에서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다. 그러나 영원한 승리를 거둔 쪽은 싼 가격으로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컴퓨터를 갖게된 사용자들이다.
미IBM은 60년대중반이후 난공불락의 아성을 굳혔다. 대형컴퓨터의 제왕 IBM은 컴퓨터의 대명사로 통했을 정도였다. 디지털이퀴프먼트사가 중형컴퓨터 백스(VAX) 시스템으로 맞대결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고 IBM 컴퓨터보다 싸게 판매해 사용자들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IBM이 81년 개인용 컴퓨터(PC)시장에 뛰어 들었을 당시 PC시장에서 수위를 달리던 애플컴퓨터는 코웃음을 쳤다. IBM이 PC시장에서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IBM이 PC를 발표하던 날 일간신문에 「IBM의 PC발표를 환영한다」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제까지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는데 IBM을 만나 발전할 것이라는 오만함이 곁들어 있었다. 그러나 애플은 오래지 않아 IBM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IBM은 단숨에 PC산업의 선구자였던 애플을 누르고 세계 PC시장을 정복했으며 잇달아 내놓은 XT AT(286급)PC가 대히트를 쳐 IBM의 정상탈환을 도왔다.
그러나 10여년간 지켜왔던 PC시장의 왕좌도 결코 완벽하지는 못했다. 82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사를 뛰쳐나온 세명의 엔지니어가 설립한 컴팩 컴퓨터가 IBM에 도전장을 냈다. 컴팩의 설립자인 로드 캐니언은 IBM PC와 성능이 똑같은 PC를 만들어 싸게 파는 전략을 세웠다. 컴팩은 뒤따라 등장한 수많은 IBM호환 PC업체들의 우두머리로 94년 세계시장 1위에 올랐다.
그러나 PC시장의 진정한 승자는 IBM도 컴팩도 아니다.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인텔사였다. PC는 거의 예외없이 운영체계(OS)와 마이크로프로세서만은 MS와 인텔의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PC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MS와 인텔은 가만히 앉아서 수확하기만 하면 됐다.
이어 MS와 인텔에 대항하기 위한 경쟁자로 에임(AIM) 군단이 만들어졌다. 80년대초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애플과 IBM이 손을 잡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에서 인텔에 밀린 모토로라도 여기에 가세했다. 이들은 파워PC라는 새로운 규격으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소프트웨어시장을 장악한 MS도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94년 설립된 인터넷소프트웨어업체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즈사는 월드와이드웹 검색소프트웨어로 수위자리를 굳혔다. MS는 인터넷에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넷스케이프와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지선 기자>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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