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내 수술·원전 세관청소 마이크로 로봇 개발 박차/극소형 내시경·동전크기 유체 적외선센서 곧 실용화/인간의 손 미치지 못하는 곳서 작업… 사용처 “무한대”몇해전 상영된 「이너 스페이스」라는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는 의사들이 탄 특수 잠수함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축소, 인체에 집어 넣어 병을 치료한다는 기발한 착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영화속 상상의 세계가 현실로 바뀌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등 기술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놀랄만한 초소형 정밀기계기술(마이크로 메카트로닉스)이 개발되고 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주)메디슨은 통상산업부로부터 4억4,000만원을 지원받아 초소형 내시경을 개발중이다. 현재 내시경은 콩알만해 검사할 때 환자들이 구토를 일으키기 십상이지만 개발중인 신형은 크기가 작아 그런 불편이 없어진다. 목구멍속으로 들어가는 내시경 앞부분에 초음파 센서를 부착해 평면촬영 뿐 아니라 단층촬영도 가능해진다.
원자력 발전소의 세관청소를 위한 7㎜크기의 마이크로 로봇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는 지름 1㎝내외인 세관안에 쌓이는 우라늄 찌꺼기를 청소할 방법이 없는데 앞으로 이 로봇을 관안에 집어넣어 로봇의 손으로 닦아내고 발로 움직이며 말끔히 청소시키자는 구상이다.
이를 응용 발전시킨게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이다. 혈관에 투입,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전을 찾아내 치료하고 피속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로봇개발이 추진중이다. 혈액 관련 치료용 로봇이 개발되면 다음단계는 호흡기 소화기에 투입해 질병을 고치는 로봇이 연구 목표가 된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질병을 치유하겠다는게 이 분야 연구자들의 꿈이다. 현대전자가 경북대와 합동으로 개발중인 동전크기의 유체 적외선 탐지 센서 는 올해중 실용화가 가능하다. 이 센서는 자동차용으로 적외선이 온도와 움직임을 감지해 사람이나 동물이 접근하면 급제동시킨다. 운전석 앞에 달아놓으면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나 폭우가 쏟아져 앞이 잘 안보여도 안전운전을 할 수있다. 또 현재 150g정도인 에어백 무게를 줄이는 연구도 진행중이다. 3g이하로 중량을 줄일수 있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혈액내 간염 바이러스를 걸러낼 수있는 필터 개발도 내년부터 추진된다. 간염 바이러스는 20미크론(1미크론은 1,000분의 1㎜)으로 10미크론 크기의 필터를 개발하면 된다. 미국과 일본의 기술이 앞서 있지만 우리 기술력도 만만치 않아 승산이 있다.
이밖에 머리카락 절반 굵기의 기어를 만드는 레이저 빔 응용기술, 반도체 집적회로 가공기술, 사진식각 기술 개발도 추진중이다.
마이크로 메카트로닉스는 흔히 보다 오래 살고(의료기기) 보다 안전하고(자동차) 보다 편리하고(로봇 광통신) 보다 즐겁고(멀티미디어) 싶은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기위한 기술로 묘사된다. 우리의 기술수준은 아직도 선진국을 100으로 했을 때 10∼40에 불과한 상태다.
통산부는 인간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이 분야 기술을 선도기술개발사업(G7)으로 지난 연초에 지정해 산·학·연·관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섰다.<이백규 기자>이백규>
◎해외 초소형기기 개발 현황/일,높이 1㎝짜리 로봇 완성 수년내 의료용활용 계획/미선 머리카락보다 가는 기어축·베어링·모터 선봬
미국 일본등 선진국들은 세계적 기술전쟁의 1라운드가 반도체 메모리였다면 2라운드는 초소형 정밀기계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80년대말부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정부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서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높이 1㎝짜리 마이크로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의 올림퍼스사가 개발한 이 로봇은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오차없이 미세한 물질을 운반할 수도 있다. 몇가지 기술을 보완해 수년내 의료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도쿄(동경)대 인공공학 연구센터는 최근 가로 1.4㎜ 세로 1.6㎜의 초소형 핀셋을 만들었다. 빛이 비춰지면 굳는 성질을 가진 액체수지를 이용해 만든 이 핀셋은 머리카락과 세포 1개 정도 크기인 300미크론에서부터 20미크론 크기의 초소형 물건을 집는데 사용된다. 이 핀셋에 손과 발 개념을 적용시켜 집적회로(IC)칩과 연결하면 손발 기능이 첨가된 칩이 되고 한 발 더 나아가 지능을 가진 IC를 붙이면 초소형 인공지능기계가 될 수도 있다.
일본 도호쿠(동북)대 공학부는 혈관안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있는 만능 도뇨관을 개발했다. 직경 2㎜ 정도의 얇고 미세한 관에 전기를 집어넣으면 좌우로 꿈틀거리며 혈관 내를 이동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혈관 내벽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기계의 앞부분에 붙일 10미크론 크기의 촉각센서를 개발중이다.
미국 버클리대 연구팀은 최근 10미크론 내외의 기어축 베어링등 기계부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어 정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직경 120미크론 크기의 모터를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모터는 현미경으로 수백배를 확대해야 그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이후 미국MIT는 머리카락보다 가늘면서 1분에 1만5,000번 회전하는 직경 100미크론 크기의 극소형 모터를 만들어 냈고 극세로봇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세포크기의 극소형 구조물, 육안으로는 구조를 알 수 없는 센서, 압력계등을 개발해 극세로봇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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