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회원 1천2백명」에 회의적 시각/사실일땐 망명사태와 맞물려 파장커질듯중국내 북한 탈출자들로 결성됐다는 「탈북자 민권협회」는 실재(실재)하는 가.
지난달 29일 북경(베이징)의 각 한국 특파원 사무실에는 북한 탈출자 단체임을 자처하는「탈북자민권협회」의 이름으로 북한체제를 비난하며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보호와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의 성명서가 팩스로 전송됐다.
「정의와 량심을 사랑하는 전세계 인민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성명서 내용은 크게 ▲북한정부는 정치인의 박해와 탄압을 중지하고 정치망명을 인정하며 ▲중국정부는 탈북자를 체포해 북한에 넘겨주는 비정상적 국제관례를 중지하고 ▲한국정부는 탈북자 전원의 망명을 인정할 것 등 3가지다.
지난해 12월15일자로 된 이 성명서는『참다운 삶과 정치적 자유를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민권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망명, 오늘 북경에서 극비모임을 갖고 탈북자 민권협회를 결성했다』며『세계 인권기구 및 각국 언론사에 성명서를 보냈고 앞으로도 정치활동등의 방법으로 투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탈북자 회원은 1천2백명으로 되어 있다.
단체 결성이 사실이라면 탈북자들이 최초로 북한체제에 대해 대규모 조직적인 저항을 표출한 것으로 최근 김정일의 전처인 성혜림의 망명사건 등 계속되는 탈북·망명사태와 맞물려 극히 주목되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측은 이 단체에 대해 일단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사관측은 어떤 형태로든 성명서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현지 북한 관측통들도 문장을 억지로 북한식으로 맞추려 한 부분이 눈에 띄고 성명서를 작성한지 2개월이 넘었으며 중국처럼 활동이 제약되고 북한의 정보원들이 눈을 번득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1천2백명이 조직적인 모임을 갖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북한 지도부의 망명사태와 북한의 돌발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단체결성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27일에도 북경에서 남북종교대표자들이 회의를 갖는 등 최근 중국에서 빈번히 벌어지고 있는 남북한 인사의 접촉도 중국내의 탈북자들에게 직간접의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최소한 수천명으로 추정되는 중국내의 탈북자 존재 자체를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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