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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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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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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수교(79년)직후 중국을 찾은 미국인들에겐 새로운 욕설 하나가 생겼다. 「평화까지 먹어치우는 사람들」. 파티때마다 식탁에 푸짐하게 오른 비둘기요리 때문이었다. 한데 욕설을 들을 때마다 중국인은 「사람도 먹고산 뒤에야 평화가 있다」고 응수해 또 다시 화제를 낳았다. ◆전통적으로 중국인은 오래되고 다양한 자신들의 요리문화를 이렇게 비유한다. 「하늘에 나는 것중 비행기, 바다에 헤엄치는 것중 잠수함, 지상의 네발 달린 것중 식탁외엔 모두 훌륭한 요리감이다」. 그래서 몇년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을 놀라게 했던 게 곰발바닥 원숭이뇌 코끼리코로 만든 보신요리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탄원이 잇따르면서 중국정부는 92년을 기해 강력한 동물보호시책을 쓰기 시작했다. ◆국가보호 대상동물을 급별로 나눠 중앙(1급)과 성(2급)이 책임지고 보호토록하는 한편 지역, 서식상황, 목적(연구·전시)등을 감안해 사냥과 포획의 한계를 법으로 정했다. 위반자는 물론 중형에 처해지는 등 강력한 시책으로 작년엔 국제동물보호 단체로부터 우수동물애호국이란 칭호도 얻었다. 지금 곰발바닥 요리등은 극히 일부지역에만 있다고 한다. ◆며칠전 국내 TV에서 겨울잠에 빠진 개울속 개구리를 감전시켜 잡아낸 뒤 기름에 튀겨 팔고 있는 장면이 방영됐다. 안타깝고 끔찍하기도 해 시청자들로부터 단속을 바라는 전화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엔 강원도 일부지방에서 까마귀와 까치까지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특히 까마귀는 고단위영양식품설로 1마리에 3만원을 호가하다 못해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는 것이다. ◆보신식품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게 한국인으로 되어 있다. 이러다간 외국인들이 우리를 「자연까지 먹어치우는 사람들」이라고 비웃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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