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일 투표/“사회당 무능·부패” 야승리 확실시/23% 최악실업률·재정적자등 집권당 인기 폭락/우익 국민당 「40대기수」 아스나르 차기총리 유력3일 실시될 스페인 총선에서는 13년간 집권한 펠리페 곤살레스 총리(53)의 사회당이 패퇴하고 「40대기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를 앞세운 우익 국민당의 대승이 점쳐지고 있다. 스페인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엘 파이스를 비롯한 ABC, 엘 문도 등 주요 일간지들의 여론조사에서 국민당이 40.5∼44.1%로 사회당의 28∼34%보다 6∼16%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총 350석중 국민당이 확보할 의석은 160∼184석으로 사회당의 108∼145석보다 15∼76석정도 우세, 국민당이 제 1당이 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국민당의 이같은 부상은 국민들이 사회당의 오랜 통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 대한 「반사적 이익」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유럽 최고인 23%의 실업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등은 집권 사회당의 표를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하고있다. 또 곤살레스총리의 동지와 측근들이 최근 부패혐의로 공직에서 쫓겨나는 등 지도자들의 부패 스캔들 역시 사회당의 인기를 폭락시키고 있다. 이번 총선의 특징은 양당의 지도자인 곤살레스와 아스나르간에 토론 혹은 논쟁의 장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둘은 정견을 발표하는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대신 TV광고, 투우장 연설회, 캠페인 포스터를 중심으로 선거전이 진행중이다.
곤살레스는 열정적인 달변가로 대중연설에 뛰어난 반면 표정에 변화가 없는 아스나르는 신중하다 못해 딱딱한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바스크 무장독립세력으로부터 폭탄테러를 당했을 때 아스나르가 보여준 「무시무시한」 침착함은 오히려 국민들의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다. 폭탄이 터진 차량에서 무표정하게 내린 뒤 옷을 툭툭 털고 병원으로 뚜벅뚜벅 걸어간 것이다.
43세의 아스나르는 이번에 크게 3가지의 공약을 내걸면서 사회당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부채를 줄여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재정원칙을 수립하고 부패를 추방하는 한편 바스크 무장 분리주의자들을 완전 소탕하겠다는 것.
반면 사회당은 국민당의 발목을 잡기위해 뚜렷한 정책대안 없이 프랑코 총통의 「망령」을 떠올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TV 광고 등을 통해 국민당이 프랑코주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계속 암시하는 전략이다. 사회당은 93년 총선에서는 이 전략으로 막판 뒤집기를 극적으로 성공시킨 바 있으나 대세는 이미 기울어 차기 총리는 아스나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조재우 기자>조재우>
◎호주 오늘 투표/영연방 탈퇴여부 최대쟁점/공화제 주장 집권노동당 「장수」여부 판가름/군주제지지 야 근소 우세, 키팅 뒤집기 “관심”
집권 노동당이 막판 역전승을 거두고 장기집권체제를 고수하느냐 아니면 자유·국민당 연합이 13년간의 노동당 집권시대를 끝내고 정권교체를 이루느냐.
5주간의 치열한 선거전을 끝내고 2일 실시될 투표의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집권노동당과 자유·국민당 연합 양측 모두 승리를 확신하지 못할 만큼 이번 호주총선은 박빙의 접전이 예상된다.
유세초반만 해도 자유·국민당 연합의 압승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집권 노동당이 자유·국민당 연합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어 막판 역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말까지만 해도 자유·국민당 연합에 6%이상의 지지도 차를 보여 뒤집기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노동당은 지난달 29일 실시된 여론조사결과 그 격차를 3%이내로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전 막바지에 터져나온 재무장관 랠프 윌리스 파문이라는 마지막 변수가 투표에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호주선거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윌리스 재무장관은 자유·국민당연합이 정부의 예산을 대폭 삭감한다는 내부 비밀편지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편지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집권당을 곤경에 빠뜨렸다.
이번 호주선거의 결과는 호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재임시 탈영연방·친아태노선의 기치를 내걸고 호주의 홀로서기를 주도해온 폴 키팅 총리(52)는 지난달 15일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올해안에 공화제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키팅 총리는 총선에서 국민들의 공화제 지지방침이 확인되면 2000년까지 「여왕의 나라」라는 꼬리표를 떼고 호주를 아태경제협력체(APEC)의 확실한 주도국으로 부상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자유·국민당 연합을 이끌고 있는 존 하워드 자유당당수(57)는 키팅 총리의 영연방탈퇴방침을 이번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25년간의 정치생활을 마감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선거에 나선 하워드 당수는 입헌군주제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층을 기반으로 해 장기집권해온 노동당에 염증을 느끼는 계층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화제로의 변신이냐 영연방고수냐라는 21세기 호주의 진로는 이번 선거결과에 달려있는 것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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